바이오연료는 문제가 많다. 이 연료가 대량으로 개발되면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고 원료가 되는 옥수수 생산 증가로 식빵과 토르티야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더 나쁘게는 맥주와 테킬라의 값도 오를 수 있다. 분명한 건 바이오연료가 석유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압달라 엘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선진국들이 옥수수 등 잡곡으로 만드는 바이오연료를 대체연료로 쓴다면 석유 생산을 줄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OPEC은 석유를 감산하면 가격이 급등해 지구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 겁을 줬다.
하지만 클로드 망딜 국제에너지기구(IEA) 대표는 바이오연료가 에너지 수요의 극히 일부만을 대체할 것이라며 OPEC의 주장에 반대했다.
OPEC 주장의 오류는 여러 가지로 설명된다. 여기에는 다소 황당한 가격 메커니즘이 전제된다. 바이오연료가 주에너지원이 된다면 바이오연료의 공급 증가로 유가는 오르기보다 내려갈 것이다. 따라서 OPEC은 가격 하락을 막고 싶다면 바이오연료가 수익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도 석유 생산 투자를 늘려야 맞다.
OPEC이 석유 감산을 내세운 진짜 이유는 카르텔의 본질에 있다. 담합으로 석유 공급을 제한하고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석유 생산의 투자를 늘리면 OPEC의 이러한 카르텔 기능은 무용지물이 된다. 또 석유 감산 발언에는 OPEC이 자국의 국영석유회사를 통해 석유생산량을 통제하겠다는 결심이 숨어 있다.
마지막으로 OPEC은 70년대 말 생산투자를 늘렸다가 원자력과 천연가스의 개발 추세에 밀려 쓰린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고유가로 에너지자원 보존과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많은 나라들이 석유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서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이들 중 개발이 가능한 하나의 연료에 불과하다.
앞으로 20년 후에도 유가는 예측 불가능한 만큼 가격 불안도 계속될 것이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은 에너지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OPEC은 그 수요가 석유로 충당되길 바란다면 이런 협박식 발언은 그만하고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