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2월 첫 증시에서 8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으로 출발하면서 증권 전문가들 사이에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비자금 수사확대와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등의 복합악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게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내수 부진이 카드사 유동성 문제와 연계될 위험이 있어 추가 상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최근 증시 반등은 LG카드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단기간에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800선 안착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LG카드 문제를 단기간에 소화하고 급반등해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외국인 매수세도 유지되고 있어 증시가 12월 중에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말 지수는 800선 안팎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문제와 카드채 불씨가 여전한 불안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경우 연말에 이익실현 욕구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반면 소비회복 기대감과 원화 약세 따른 수출 모멘텀은 증시의 호재다.
내년 초 강세장을 대비해 배당 유망주와 포스코, LG석유화학 등 우량주를 12월~1월에 선취매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10월 산업생산이 예상치보다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800선 안착에 대한 기대를 갖기는 아직 이르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재료인데다 새롭게 전고점을 넘어설 만한 모멘텀도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수급 측면에서도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액의 청산에 따른 매물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지수는 750~820선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는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과 카드채 문제의 영향력 감소 등이며 악재는 프로그램 매물부담과 경기회복 재료 선반영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향후 유망업종은 국내 내수소비 증가 전망에 따른 상승 모멘텀이 유효한 자동차ㆍ유통 등 소비관련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주의 경우 경기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순환매 흐름을 쫓아가기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유효한 업종 대표주를 저점 매수한 후 장기간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지금 증시는 강세장의 초기 국면에 해당하는 만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는 중인 것을 고려할 때 향후 1~2년 동안 강세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카드의 유동성 위기와 대선자금 수사 진행 등이 한때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악재로 부각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반도체와 자동차, 핸드폰ㆍ철강ㆍ조선업종이 투자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한다.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호재로는 국내 기업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과 국내 소비가 바닥을 확인 중이라는 점,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한미 갈등 고조 가능성과 북한 핵협상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변수 등이 돌발 악재로 부각될 수 있다.
◇이승국 BNP파리바페레그린증권 대표=여러 가지로 불안한 요인을 보유한 채 800선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수 800선을 이끈 요인으로 우호적인 외부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미국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미국 뮤추얼펀드의 유입이 지속되는 점이 아시아 증시와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할 수 있다. 대세상승을 위해서는 내부적인 환경이 개선돼야 하지만 내수부진이 여전한 상황이다. 게다가 내수 부진은 카드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돼야 가닥을 잡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정국 불안으로 정책 결정 등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해외 경제의 회복은 국내 수출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돼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끌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수가 미국 발 훈풍 등에 힘입어 상승한다 해도 840포인트 이상을 뚫고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조정을 받는다 해도 760선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유망업종으로는 현재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소비 관련주에 대해 저점 매수의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이며 개인 투자의 경우 안전한 배당 투자 위주로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김상용기자 kim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