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나누면 커집니다] "지속 가능하게"…

기업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바뀐다 <br>단순 의식주 지원서 벗어나 미소금융 등 자활기반 중점<br>카드 포인트·트위터 기부로 고객 소액참여 문화 활성화<br>다문화가정 후원·경제교육등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다양화


올 들어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크게 변했다. 과거 단순히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의 의식주를 지원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그들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생활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한단계 진화했다. 이른바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사회공헌 효과가 확대 재생산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사회 구성원 자신감 키운다= 금융계의 올해 사회공헌 화두는 '미소금융'이었다. 지난해 12월15일 수원 팔달문시장에서 삼성미소금융재단 1호점 개점으로 시작된 미소금융은 이번 달에 출범 1년을 맞았다. 미소금융은 기업과 은행들이 소액대출로 창업을 지원해 자활의 기반을 갖추도록 하는 사업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오는 16일 미소금융지점 100호점이 설립될 예정이고, 대출실적 은 9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소금융은 출범 이후 총 1만21,17명에게 882억8,000만원을 대출했다. 미소금융은 출범 초기인 지난 1월과 2월 대출실적이 각각 7억4,000만원, 17억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10월 129억8,000만원, 11월 158억8,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각 미소금융 재단은 탈북자, 소년ㆍ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특정 계층을 위한 대출 상품은 물론, 용달차 운전자, 미용실 창업자를 위한 미소금융 상품도 출시하는 등 특성화된 지원사업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권을 이용하기 힘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적은 돈으로 삶의 기반을 마련한 대출이용자들이 돈을 갚으면 이는 또 다른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웃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라= 올해는 고객이 기업과 함께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방식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신용카드 업계의 포인트 기부.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쌓이는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좀처럼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 실제 1년간 발생하는 카드 포인트는 약 1조5,000억원 정도로 이 중 1,000억원 정도는 유효기간(약 5년)이 지나 소멸된다. 현재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은 고객들이 직접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설해 고객들의 사회공헌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1포인트부터 기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소액기부 문화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자사 트위트 계정에서 한 명의 팔로워 당 1,000원의 기부금을 적립해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YMCA전국연맹과 신용카드 이용금액에 연동해 자동으로 기부하는 '기부형 신용카드'를 선보였으며, VIP 고객 대상 자선골프 대회를 열어 고객들의 참가비를 저소득측 가정 환아 후원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현대증권은 올해부터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직원으로 고용해 영등포지역 노인들에게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에게는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신도 사회공헌에 일조하는 등 '1석3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을 향한 시선= 금융권 기업들은 다문화 가정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사업을 통해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부모를 두고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문화적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문제를 풀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우증권은 불법체류 신분이거나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노동자 및 결혼이주여성들을 돕기 위한 무료 진료병원 5곳을 후원하고 있다. 또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 적응을 돕기 위해 전국 10곳의 다문화지역센터를 지원하고 한국음식 요리법을 7개국어로 제작한 '요리달력'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7만3,000부를 배포했고 요리책자 역시 5만4,000부를 펴냈다. 비씨카드는 중고 PC를 수리해 기증하는'사랑의 PC'사업을 통해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한국가정 어린이를 초청해 서로의 벽을 없애는 문화행사를 열기도 했다. ◇청소년에게 미래를 준비시키다= 미래의 금융 주역인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경제교육도 금융권의 사회공헌 테마로 자리잡았다. 메리츠화재는 2박3일간의 경제금융캠프와 도서벽지 어린이 초청 금융현장 견학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SK증권은 연중 상시적으로 '청소년 경제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50여 개 초ㆍ중ㆍ고등학교에 SK증권 임직원 20여 명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경제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누적 수강학교와 수강인원이 각각 100개, 1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5년부터 청소년 경제교실을 시작해 올해까지 약 7만6,000명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참여했으며 임직원 1,226명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청소년 금융교실인 '씽크머니'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YWCA와 함께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경제교실, 아나바다 장터, 경제 동아리 활동, 용돈기입장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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