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고유가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2일 한국은행, 삼성경제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섬유산업연합회 등을 초청해 '고유가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석유산업전문가회의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유가 상승은 과거 석유파동 때와 달리 시장수급상황에 따른 것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지속적 가격 상승에 대비한 석유비축, 해외투자, 소비구조 변화 등 고유가 위험 관리시스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의 한기주 박사는 '고유가시대의 산업정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한국은 에너지 총소비 중 산업부문의 소비 비중이 45.2%로 일본 3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9.9%에 비해 훨씬 높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가 상승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에너지소비중 철강, 석유화학, 비금속광물 산업이 75.4%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석유화학 산업이 전체 산업에너지 소비의 47.3%를 차지하고 있다.
한 박사는 석유화학을 에너지다소비업종으로 간주하기 어려운데다 에너지다소비업종인 철강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산업용 에너지 소비를 감축하는 것이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이 때문에 고유가에 대응한 산업정책은 관련 산업의 경제적 중요성을 감안해 산업간 구조조정보다 산업의 부가가치를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문배 박사는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46달러의현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국내 총생산을 0.83%포인트 낮추는 압력이 발생하고 화학,고무,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산업이 축소되고 전기, 전자 등 에너지비집약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의에 참여한 연구기관들은 지난 80년대 이후 경제의 석유의존도가 하락하고에너지 이용효율이 향상됐으며 과거 석유위기에 비해 실질유가가 크게 높지 않아 고유가가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질유가는 1차 석유파동기인 지난 74년 배럴당 43달러, 2차 석유파동기인 80년84달러였으며 올해 6월 현재 51달러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