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T 더 빠르게 더 즐겁게] 광랜, 속도는 높이고 값은 내렸네

파워콤 20여일만에 4만5,000여 가입자 확보<BR>기존 VDSL등보다 원가구조 낮아 경쟁력 앞서<BR>사용자 늘면 속도 줄고 가입지역 제한등 단점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광랜’ 열풍이 뜨겁다. 후발사업자 파워콤이 광랜을 주력 상품으로 들고 나오자 KTㆍ하나로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달부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새로 뛰어든 파워콤은 불과 20여일만에 4만5,0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전체 초고속인터넷 순증 가입자 수는 월평균 4만~6만여명 수준. 파워콤이 광랜의 파워를 앞세워 사실상 순증 가입자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의미다. 광(光)케이블과 소규모 지역 네트워크를 뜻하는 랜(LANㆍLocal Area Network)을 결합해 탄생한 광랜, 기존 ADSLㆍVDSL이나 케이블 인터넷과 무엇이 다르길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기존 인터넷보다 2~25배 빨라= 광랜은 하향(다운로드)과 상향(업로드) 전송속도 모두 최대 100Mbps가 나온다. 현존하는 다양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중 가장 빠르다. 100Mbps는 초당 100메가비트(Mb)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를 뜻한다. 8비트(bit)가 1바이트(Byte)이기 때문에, 일반적 데이터 용량 단위인 메가바이트(MB)로 환산하면 초당 12.5MB의 속도라는 말이 된다. 최적의 접속환경이라면 700MB짜리 영화 1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1분 정도면 충분하다. 광랜을 제외하고 가장 빠른 서비스인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의 최고 하향 속도는 약 50Mbps, 상향 속도는 4Mbps다. 가장 값싼 상품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라이트급은 상ㆍ하향 각 4Mbps가 최대 속도다. 광랜은 이들과 비교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25배까지 속도가 빠른 셈이다. ◇더 빠른데 값은 싸다= 파워콤의 ‘엑스피드(XPEED) 광랜’은 월 이용료가 3만3,000원(이하 부가세 별도)이다. 3년 이용을 약정하면 월 2만8,000원만 내면 된다. KT의 엔토피아(Ntopia) 광랜은 월 이용료 3만6,000원에 3년 약정시 3만600원이다. 하나로텔레콤의 광랜은 월 3만3,000원, 3년 약정시 2만9,700원이다. KT-하나로-파워콤 순으로 조금씩 저렴해지지만 1,000~3,000원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 ADSLㆍVDSL과 달리 모뎀 없이 컴퓨터만 켜면 바로 접속되는 방식이어서 월 3,000~8,000원이나 하는 모뎀 임대료를 따로 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광랜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반면 하향 50Mbps인 KT의 VDSL 스페셜Ⅱ는 무려 월 4만5,000원(무약정)으로 광랜 보다 9,000원이나 비싸다. 하나로텔레콤의 50Mbps급인 드림Ⅱ도 4만3,000원으로 광랜보다 1만원 비싸다. 심지어 가장 값싼 4Mbps급 ADSL 라이트급 상품도 각각 3만원, 2만8,000원으로 광랜과 5,000~6,000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속도가 더 빠른 데도 값은 저렴한 ‘가격역전’ 현상의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광랜의 원가 구조에 있다. 기존 VDSL은 일정 지역까지 광케이블을 깔고 이후 전화선으로 가입자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광동축혼합망(HFC)을 이용한 케이블 인터넷도 광케이블과 동축 케이블을 잇는다. 반면 광랜은 아파트의 각 동까지 광케이블로 연결한 뒤 건물 내부의 가입자들을 랜으로 묶는 방식이다. 아파트 건물까지만 광케이블을 진입시킨다면 이후 투자비용은 한결 적을 수밖에 없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용 회수가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사용자 늘면 속도 떨어져= 아파트 단지의 가입자가 늘어 동시 사용자가 많아지면 전송속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게 광랜의 최대 약점이다. 아파트 건물까지는 광케이블이 들어가지만 구내에서는 각 가정이 랜(LAN) 방식으로 대역폭을 나눠 쓰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아파트 1개 동에 광랜 가입자가 1명뿐이라면 100Mbps의 대역을 모두 쓸 수 있지만, 10명의 가입자가 대용량 파일을 동시에 내려 받는다고 가정하면 속도는 10Mbps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랜 방식이기 때문에 보안에도 취약하다. 바이러스가 잘못 퍼지면 순식간에 아파트 전체가 감염될 수도 있고, PC의 보안설정에 소홀했다가는 이웃집에서 내 PC를 훤히 들여다볼 수도 있다. ◇가입가능 지역도 제한적= 광랜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모든 지역에서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광랜 가입자는 KT 65만여명, 하나로텔레콤 30만여명, 데이콤(파워콤) 15만여명으로 110만 명쯤 된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정보통신 건물인증을 받은 신축 아파트 위주로 광랜 설비를 구축해 전국 아파트 615만세대 중 약 40%를 가입 가능지역(커버리지)으로 확보했다. 파워콤은 경쟁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기존 아파트를 주로 공략, 역시 40% 수준의 커버리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광랜의 특성상 한 아파트에 여러 업체가 동시에 진입하기 힘들고 너무 낡은 아파트에는 구축 자체가 쉽지 않아 단기간에 커버리지가 획기적으로 확대되기는 어렵다. KT는 지금까지 아파트에서만 가능하던 광랜 서비스를 일반 주택에도 보급하기 위한 시범 서비스를 마쳤으며, 곧 본격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파워콤도 연내 일반주택을 위한 광랜 장비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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