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알찬 황금어장 '비상장주식 투자 어떻게'

"초보자는 우량주 위주로 접근을" <br>유동성 낮고 결제리스크 커<br>상장된 동종업체와 비교등<br>철저한 사전 정보수집 필수


30대 회사원 이세경씨는 요즘 생명보험사 상장관련 뉴스만 나오면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2006년 미래에셋생명 직원인 친구를 통해 사두었던 비상장주식 때문이다. 이씨는 당시 우리사주로 배정된 주식을 주당 1만2,000원에 450주를 사들였다. 현재는 장외시장에서 3만7,000원선에 거래가 되고 있다. 540만원의 투자금이 약 1,700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씨는 상장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식을 매도할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매머드급 IPO(기업공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이씨 같이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장외주식을 물색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공모주 투자가 활기를 띄고 있으나 IPO를 통해 수익을 만끽하는 투자자는 일찌감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투자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상장 추진 전까지는 가격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상장주식에 비해 투자 접근성도 떨어지고 정보도 부족해 효율적인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상장시기가 불확실하고 투자 기간이 긴 점도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그래서 흙 속에서 진주만 찾아 낸다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장외주식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올 하반기에 상장예정인 포스코건설의 경우 장외시장에서 지난해 이맘때 만 해도 4만~5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현재는 13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포스코건설 뿐 아니라 올해 상장 예정인 ‘대어(大魚)’는 1~2년 사이 대부분 두 세배를 훌쩍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종목 어떻게 고르나= 장외주식 고르기는 상장주식에 비해 까다롭다. 게다가 한번 투자금이 큰 데다 유동성이 상장주식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초보자들의 경우 우량주 위주로 접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정원식 프리스닥 대표는 “상당수의 일반 투자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회사임에도 아는 사람의 소개로 비상장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작은 회사들의 경우 상장추진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낭패보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는 가장 기본적인 확인사항. 우선 자산규모 70억 이상 회사는 비상장사도 하더라도 재무제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가 있다. 또 비상장주식 관련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정보 수집도 필수적이다. 장외주식 사이트에는 시세를 비롯한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각종 정보들이 올라와 있다. 대표적인 장외주식 사이트로는 ▦피스톡(www.pstock.co.kr) ▦프리스닥(www.presdaq.co.kr) ▦38커뮤니케이션(www.38.co.kr) ▦제이스톡(www.jstock.com) 등이 있다. ◇“장외라고 무조건 싸지 않다”= 비상장주식은 표준화된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많이 거래되는 종목의 경우 어느 정도 시세가 형성돼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적정가 여부를 따지기가 만만치 않다. 자칫 비싸게 주고 살경우 장외시장에서도 ‘물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차원식 피스톡팀장은 “장외시장에서도 상장이 임박한 경우 일부 기업들은 주가수익비율이 30배에 달하는 등 그렇게 싸다고 만 할 수는 없다”며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주가가 크게 떨어져서 상투에서 산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장외시장의 대장주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86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다. 그러나 서프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연말 연초 이후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60만원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동양생명을 비롯한 생보사 상장 추진 소식에 72만~73만원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그러나 시세 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시세는 정보일 뿐 실제 가격과는 다르다. 김창욱 피스탁 사장은 “장외주식 가격은 협상에 달려 있다. 부동산 매매시 발품을 팔면 팔수록 좋은 물건과 유리한 가격을 찾을 수 있듯 장외주식도 여러 중개회사와 거래자들과 접촉하면서 가격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각종 밸류에이션 지표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기존에 상장돼 있는 유사 업종이나 종목과 밸류에이션 지표를 비교를 통해 저평가 혹은 고평가 됐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미 상장 추진이 공식화 돼 있는 회사는 가격이 많이 올라 수익률이 높지 않다. 따라서 향후 상장 추진 호재가 수면위로 떠오를 종목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외부감사인을 지정했거나 우리사주를 배정한 회사들의 경우 상장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또 배당성향이 좋은 기업은 상장시기가 불분명 하더라도 배당수익을 누릴 수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한편 장외거래 사이트에 올라 있는 매물들은 ‘미끼성 호가’가 많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가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저의가 의심스러운 중개업자들도 상당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어떻게 매매하나= 장외주식의 경우 ‘결제 리스크’가 투자의 걸림돌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매도자를 찾은 후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통일주권(증권예탁원 등에 예치돼 있어 주식계좌를 통해 거래 가능한 주권)이 발행돼 있는 경우 매도 매수자가 직접 만나 증권사를 방문, 주권과 매매 대금을 동시에 교환하면 된다. 그러나 이같은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에 대부분은 중개업자들을 통해 거래한다. 중개업자들은 관련법상 거래 수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매도자에게 싸게 사서 매수자에게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이윤을 남긴다. 정원식 사장은 “중개업체가 워낙 난립해 있어 종종 사고가 일어나거나 비싼 가격에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며 “동호인 사이트 등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 후 거래하는 게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