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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동생 회사지분 절반 보유"
승소 확정땐 미납 추징금 일부 추심될 듯
진영태 기자 nothingman@sed.co.kr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120억원의 비자금으로 동생이 설립한 회사의 지분 절반은 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조희대 부장판사)는 5일 노 전 대통령이 냉동창고 업체 오로라씨에스의 대표이사이자 조카인 호준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각하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이 법원은 또 노 전 대통령이 호준씨 등이 오로라씨에스 이사 지위에 있지 않음을 확인해 달라며 낸 이사지위 등 부존재 확인청구를 각하한 1심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과 동생 재우씨는 자녀들의 재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소유의 회사를 제3자를 통해 설립.운영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합의는 회사의 지분을 둘이서 공유하기로 하는 일종의 위임과 비슷한 계약"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은 회사 주식 50%의 실질 주주로 회사를 위해 소송을 낼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며 “노 전 대통령에게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호준 씨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각하한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120억원을 동생 재우씨에게 건네줬고, 재우씨는 이 돈으로 오로라씨에스를 설립해 회사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했다.
이후 재우씨의 아들인 호준씨가 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04년 회사 소유 부동산을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또다른 회사에 매도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오로라씨에스의 실질적 1인주주이며, 호준씨가 회사소유 부동산을 싼값에 매도해 손해를 끼쳤다며 28억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로 노 전 대통령은 호준씨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노 전 대통령이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 일부에 대한 추심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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