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중국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

유필우<국회의원·열린우리당>

며칠 전 국회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포럼’ 회원들과 짧은 일정으로 중국 산둥성의 도시들을 다녀왔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돌아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에 민족의 우수성과 자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중국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협의해 다소나마 해소시킬 수 있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방문 내내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중국 도시들의 엄청난 변화였다. 도시들이 새로 태어나고 있었다. 음침하고 어두웠던 구도심권을 헐어낸 자리에 잘 설계된 도시계획과 현대화된 건물의 멋진 조화, 높고 낮은 각양각색의 공동주택의 조화로운 배치, 도로포장ㆍ보도블록ㆍ나무심기ㆍ공원조성 등 정말 세심하게 계획되고 어느 것 하나 날림으로 시공되는 것이 없어 보였다. 공직에 있을 때 다년간 도시계획 업무경험이 있는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겠으나 새로 조성되는 도시들은 선진 어느 도시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자리를 함께한 중국 공무원에 물어보니 중국은 멋있고 쾌적한 도시건설을 위해 싱가포르ㆍ독일ㆍ프랑스 등 세계적인 도시계획 전문가들을 초청해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그들의 치밀한 준비에서 분명한 국가적 목표와 비전의 설계도를 갖고 움직이는 거대한 중국이 느껴졌다. 이대로 가면 SOC 등 국민생활 여건 면에서도 중국이 선진국을 앞지를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한마디로 중국은 경제발전과 도시건설에 있어 우리보다 훨씬 계획적이고 전략적이라고 생각됐다. 국가의 분명한 비전과 전략,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공무원의 강력한 업무추진, 밤낮 없이 일하는 부지런한 국민, 그리고 선진국의 두뇌와 자본이 잘 합쳐져서 중국의 경제와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 진출한 선진기업들로부터 글로벌화 경험을 습득했고 지난해 외환보유고가 6,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북경올림픽ㆍ상해엑스포 등 대규모 국가이벤트를 통해 또 어떤 도약을 할지 두렵기까지 하다. 우리는 중국의 변화를 잘 관찰하고 활용해서 우리의 발전을 가속화해야 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기업과 기술 및 노하우 제공 등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기업과의 협력이 곧 세계시장 및 중국시장 진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핵심기술, 브랜드 등을 보호하고 고부가가치화ㆍ고기술화를 촉진함으로써 중국기업 대비 비교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이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중국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때다. 며칠 전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의 쓴 소리에서처럼 국가적 목표와 비전을 말로만 떠들어서는 안될 일이다. 구체적 실천이 담보된 목표와 비전이어야만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중국을 바로 알고 한국과 중국이 윈윈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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