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3일] 원화강세 지속 가능성에 대비할 때

수출호조와 외자유입 증대에 힘입어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933억달러로 한달 전보다 35억7,000만달러 늘어났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수출호조 등으로 무역흑자가 크게 증가한데다 자본거래를 통해 달러화 등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달러약세로 유로ㆍ엔화 등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크게 늘어난 것도 외환보유액 증가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국내증시의 활황에 힘입어 자본수지도 흑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9월 말까지 경상수지가 237억달러 흑자를 달성해 연간 목표치(210억달러)를 이미 초과했으며 연말까지 3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초기 외환보유액이 부족해 환율이 치솟고 외환위기 직전까지 갔던 사실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늘어남에 따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부작용도 없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면서 대부분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통화에 비해 원화가 상대적으로 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급속한 환율하락이 수출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될 양적완화 정책의 내용에 따라 원화는 물론 주요국 환율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양적완화 규모는 5,000억달러에서 4조달러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 규모가 작으면 시장 충격이 작겠지만 원ㆍ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올 4ㆍ4분기부터 내년 3ㆍ4분기까지 1조달러를 풀면 국내에 164억달러의 자본이 유입되고 이로 인해 원ㆍ달러 환율은 35원 떨어지고 경상수지도 21억달러 감소한다는 분석이 있다. 우리의 외환보유액 증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이 환율과 자본유출입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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