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조정 장기화 예상

이라크 전쟁 악재에 대해 내성을 만들고 있던 주식시장이 새롭게 돌출한 `타이완발 반도체 충격`으로 다시 휘청이며 600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지난주이후 2주째 이어오던 580~600선의 좁은 박스권 붕괴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6일 종합주가지수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간 이견으로 이라크전쟁 개전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시각에 따라 강세로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선뒤 대만 반도체주 급락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이 커져 전일보다 11.18포인트(1.86%) 떨어진 589.50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580선 지지여부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연기금과 일부 금융권의 주식비중 확대 움직임 등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시장개입이 확대되면서 580선에서는 바닥권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이라크전쟁을 보는 미국과 프랑스ㆍ러시아간 시각차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과 미국경제 둔화에 따른 충격 등을 우려하고 있다. 어쨋거나 증시는 다시 `기간조정`과 `가격조정` 사이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580선이 지지될 경우 바닥확인에 이은 급등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기간조정의 모습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추가적인 외부악재에 따라 580선이 무너진다면 단기간에 가격조정을 거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다만 현 상황에서 비관론과 낙관론의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증시가 단기간에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은 만큼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펀더멘털 악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600선 붕괴=이날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다시 무너진 것은 전일까지 이어진 `이라크전쟁`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 아니었다. 전일 안보리에서 미국과 프랑스ㆍ러시아간 이견으로 인해 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은 단기적으로 장세에 호재로 작용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잠복했던 IT(정보기술)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되살아나면서 장세를 압박했다. 시스코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내놓았으나 경영진이 향후 영업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이 악재로 다시 부상했다. 설상가상으로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반도체가격이 폭락, DDR D램가격이 3달러선으로 후퇴한 점이 증시에 충격을 가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이라크전쟁후 증시방향을 가늠할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감이 잠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 결과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3일천하`에 그치고 다시 590선으로 후퇴했다. ◇580선 지지여부 놓고 시각 엇갈려=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지지에 실패함에 따라 최근 2주간 박스권의 하단부인 58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58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낙관론자들은 기관의 매수세 등으로 단기적인 수급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일 연기금이 171억원 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주가가 급락하자 2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며 `안전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할 경우 기관들이 순매수(***억원)했다는 점도 단기 수급개선 여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기관이 매수세력으로 재부상하고 있어 580선 안팎에서는 다시 한번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IT충격이 다시 지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ㆍ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단기적으로 지지선이었던 가격대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580선보다 낮은 수준에서 새로운 저점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80선 지지되더라도 상승장세는 기대난=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시장이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대외악재와 대내수급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현장세에 대해 `가격조정`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지만 `시간조정`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전제로 시장에 접근하되 58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경우에는 소재산업 등을 비롯해 단기 상승추세가 살아있는 종목군을 중심으로 한 단기매매로 대응하는 제한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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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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