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예정기업, 기업공개 잇달아 연기

증시 조정에 공모가격 기대치 못미쳐… 지난 한달간 3곳 철회<br>공모일정 확정 기업도 공모가격 대폭 낮출듯


증시가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자 증시 상장을 눈앞에 둔 기업들이 돌연 상장을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 조정으로 주식 공모 가격이 당초 회사 측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상장을 뒤로 미루는 것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기업은 지난 한달 동안만 한양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와 테스나ㆍ컴바인윌홀딩스 등 3개에 달한다. 올 들어서는 5개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4곳)보다 1곳이 더 늘었다. 당초 지난해보다 더 큰 장이 설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IPO 포기가 줄을 잇는 이유를 시장 상황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의 유통시장인 증시가 안 좋으니 바로 전 단계인 증권 발행시장도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며 "증시가 불황이면 기관들이 수요예측에 소극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공모가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공모가가 낮게 책정될 경우 상장을 통해 확보하려던 공모자금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상장 예정기업들로서은 장이 좋을 때 다시 상장을 시도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지수는 일본 지진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며 지난 5월 2,200포인트선을 넘기도 했지만 지난달에는 2,019.65포인트까지 떨어지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고 코스닥은 여전히 500포인트선 밑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려던 업체들의 고민이 더 컸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5곳이 모두 코스닥 기업인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고섬이 몰고 온 차이나디스카운트(중국 기업 평가절하) 부각도 일부 기업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올 들어 썬마트홀딩스와 컴바인윌홀딩스 등 2곳의 중국업체가 증권신고서를 냈다가 철회했다. 중국 기업인 컴바인윌홀딩스의 상장을 담당한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차이나리스크가 계속 부각되면서 기관의 수요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말했다. 합병에 성공하고도 주가가 신통치 않은 기존 스팩주 탓에 리딩스팩과 한양스팩도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공모 일정을 잡은 기업들도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다음달에 공모 일정을 확정한 업체는 10곳이나 된다. 국내 증권사 IB 부문의 한 관계자는 "상장 예정업체와 해당 주관사들이 공모가를 대폭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아예 수요예측에 참가하는 기관들을 찾아 다니며 '우리는 상장만 하면 되고 가격은 상관없다'는 읍소를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하더라도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의 효력은 6개월 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6개월 내에 다시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다음 상장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이 경우 해당 업체가 공모가를 이전보다 올려서 신청했는지 여부를 금감원이 세심하게 심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장 예정업체로서는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