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박정상의 최강수

제2보(19~36)


구리는 19에서 23까지 상변에다 집을 짓고 보았다. 이것으로 상변에는 20집이 넘는 확정지가 생겼다. 백24는 일관성 있는 모양키우기. ‘이것으로 백이 훤해졌다. 내가 유리하다고 보았다’(박정상의 고백) ‘백은 아직 미완성. 흑은 도처에 확정지가 있다. 불리할 것까지는 없다고 보았다’(구리의 고백) 흑29로 곱게 이은 수는 실착에 가깝다. 나중에 중원의 백모양을 삭감하려면 이렇게 꽉 이어 힘을 비축해야 한다고 구리는 믿었다. 그러나 이곳은 가에 내려서는 것이 집으로 훨씬 이득이었다. 흑33으로 삭감해 들어갔는데…. 검토실에 모인 청소년 기사들 사이에서 이 수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좀 심한 것 같다. 36의 자리가 정착 아닐까.” “그건 백이 나에 지켜서 백이 좋아 보인다. 역시 실전의 33이라야 해.” 이제 와서 백이 다에 받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박정상은 36으로 철썩 붙이는 최강수를 들이댔다. 그 전에 치른 백34의 응수타진이 절호의 타이밍이었다. 흑35는 현명한 응수. 참고도1의 흑1로 차단하는 것은 백2 이하 10까지의 저항수단이 남아 신경이 쓰인다. 늘어진 패지만 패맛이 남고 백으로서는 패를 양보해도 A, B, C의 세 곳을 선수로 틀어막는 권리가 생긴다. 백36을 본 구리는 10분간 숙고했다. 그는 참고도2의 백1만 상상했고 2, 4로 탈출한 예정이었는데 그 예정이 빗나갔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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