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총리회담을 하루 앞두고 남북 양측은 3차례의 예비 접촉 등을 통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등 경제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합의점 도출에 상당 부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화물열차의 연내 개통 등에 의견을 접근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는 등 합의의 수준과 범위에 낙관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2일 오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남북총리회담’ 사전브리핑을 통해 “지난 1992년 제8차 총리급 회담 종료 이후 15년 만에 회담이 (14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에서) 재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 북측에서는 김영일 내각 총리 등 총 43명이 참석하기로 했으며 이들은 14일 오전10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평양을 출발, 1시간 뒤인 오전11시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남측 차석대표인 이 장관의 영접을 받을 예정이다.
북측 대표단은 김영일 내각 총리를 단장으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백룡천 내각사무국 부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박정민 보건성 국장 등 총 7명이며 남측 대표단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수석대표로 이 장관, 임영록 재경부 차관,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 서훈 국정원 3차장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남측은 당초 국방부 차관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북측에서 대표단에 군 인사를 넣지 않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국방부 차관 대신 문화부 차관이 최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양 총리의 첫 만남은 회담 공식 장소인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현관 앞이 될 것이라고 이 장관은 전했다. 이 장관은 김 총리의 노무현 대통령 예방 가능성과 북측 대표단의 참관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 쪽에서는 이번 총리회담을 위해 의제별 이행계획이 담긴 합의문 초안을 북측에 제시해 입장 차이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3차례에 걸친 예비접촉을 통해 서로 충분히 이해의 폭을 넓혔다”면서 “진지하고 실무적인 회담이 진행되는 기반은 마련됐다”고 전했다. 남과 북은 2007 남북정상선언에 담긴 10개 항목을 45개 세부 의제로 나눠 구체적인 이행사항을 뽑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리회담 의제는 경제 쪽에 무게중심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 예비접촉 수석대표였던 이관세 통일부 차관은 9일 2차 예비접촉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비롯해 ▦조선협력단지 ▦철도ㆍ도로 개보수 ▦개성공단 활성화 ▦자원개발 ▦환경보호ㆍ농업ㆍ보건협력 등 5개 의제를 주로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