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4ㆍ30 재보선 지역에서 금품살포 혐의로 후보자가 검찰에 고발되는 등 혼탁선거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 26일 국회에선 이 문제를 놓고 각당 대변인들이 서로 비방전을 펼치는 등 재보선 현장의 혼탁 양상이 국회에까지 이어졌다.
발단은 성남중원. 모 향우회 지회장 K씨가 조성준 열린우리당 후보를 위해 ‘돈살포’를 한 혐의로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20만원짜리 돈 봉투 4개를 돌린 혐의다. 충남 아산에서는 이진구 한나라당 후보 유세장에서 교통비 10만원과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또 다른 K씨 등 2명이 적발됐다.
26일 오전 국회는 여야간 비방전으로 뜨거웠다. 특히 성남중원은 선거를 나흘 앞둔 이날까지 유력 후보 없이 치열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 각당 지도부는 이번 사건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바빴다.
우리당은 ‘음모론’으로 몰았다. 조 후보측은 물론 당 지도부는 “K씨가 민주당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민주당의 자해공갈”이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당 의장은 이날 오전 지원유세차 충남 아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성준 후보의 결백을 주장하면서“모당의 당원끼리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라는 데…”라며 민주당 공작설을 주장했다. 문 의장은 이에 앞서 이진구 한나라당 의원의 돈살포 혐의를 겨냥, “이 지역(아산)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을 알고 있는 데 철저한 수사를 기대한다”고 한나라당을 선제공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에 발끈, “K씨의 정치 공작이라면 우리당은 왜 K씨를 고발하지 않는 거냐”고 따졌다. 유종필 대변인은 “거짓말이 드러나면 조 후보는 정계은퇴를 해야 하고, 열린우리당은 조 후보를 출당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오전 논평에 이어 오후 한차례 더 기자실을 들러 “우리당은 좋은 것은 전부 자기들이 갖고 나쁜 일이 생기면 모두 민주당으로 떠 넘기지 않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금권을 동원한 부정선거”라며 “향우회를 동원, 돈봉투를 돌리고 사과는 커녕 민주당에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협공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자꾸 민주당에 떠넘기는데 여당은 공천을 취소해야 하고, 후보는 양심이 있다면 대국민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