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짓는 사람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사람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의 눈 뿐만 아니라 카메라 렌즈도 조심해야 한다.숀 코너리 주연의 「떠오르는 태양」은 이를 잘 보여준다. 우연히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화면을 단서로 살인사건을 해결해가는 영화다. 이같은 사례는 이미 국내에도 많다. 범죄가 발생하면 CCTV 필름부터 뒤지는 게 경찰의 일이다.
컴아트(대표 유동균)는 직원이 10명 밖에 안되지만 이 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인 벤처기업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50%에 이른다.
컴아트의 제품은 「MSB8」이라는 첨단 디지털 화상감시 시스템. 이 제품은 CCTV 감시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을 디지털 형태로 압축하고 저장하는데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 분야 세계 유력 업체인 캐나다 V사의 한국 대리점들이 잇따라 이 회사의 대리점을 하겠다고 나설 만큼 성능이 우수하다.
컴아트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된 것은 IMF 덕분이다.
92년에 설립된 컴아트는 원래 노래방 기기에 들어가는 CPU를 만들었다. 유명한 「앗싸」에 핵심기술을 제공했던 업체가 바로 컴아트다. 그뒤 이 회사는 과속차량 단속시스템, 영상저장 및 전송장치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IMF 사태가 터지면서 매출이 20% 가량 떨어지며 위기에 봉착했다.
柳사장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매출이 떨어지자 움츠러드는 대신 그동안 번 돈을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1년여간의 연구 끝에 개발 완료한 「MSB8」이 「옥동자」가 됐기 때문이다.
컴아트는 회사라기보다는 어쩌면 「큰 가정」에 가깝다. 柳사장 이하 10명의 직원이 가족처럼 지낸다. 95년과 96년에는 모든 직원이 가족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다녀왔을 정도다. 柳사장은 『컴아트는 직원 모두가 회사 재무구조를 잘 아는 투명한 조직』이라며 『그게 발전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과학문화지원단 이종섭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