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7 남북 정상회담] 외신 반응

"상징성 크지만 실질 성과는 회의적"<br>中언론들 노대통령 MDL 도보통과 톱기사 보도<br>美선 웃음기 없는 김위원장 표정등에 초점 맞춰<br>사우스차이나 사설서 "노련한 北 의도 경계해야"

[2007 남북 정상회담] 외신 반응 "상징성 크지만 실질 성과는 회의적"워싱턴포스트, 한국측 경제지원 규모등에 촉각英紙 "북핵 폐기전 김위원장 입지만 강화 우려" "일정 연기" 긴급타전후 "취소" 재송고 해프닝도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외신들은 3일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북한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특히 영국의 인디펜던트 신문은 남북정상회담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질 성과에는 회의=미국 언론들은 '2007 남북 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를 나타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환영식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노무현 대통령 영접에 나섬으로써 2차 정상회담이 산뜻하게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서 구체적 성과를 낼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싸늘한 정상회담 개막식'이라는 기사에서 12분간 이어진 환영식에서 김 위원장이 한 말은 "반갑습니다"가 유일하다며, 두 정상이 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판을 크게 벌리는 두 명의 도박사가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한 정상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 회담 일정을 이례적으로 하루 연장할 것을 제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주요 외신들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느라 들썩거렸고, 이를 긴급히 타전했다. 그러나 결국 잠시 후 이 제안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나자 이를 알리는 기사를 다시 송고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북한에 얼마나 안겨줬나=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때 회담 성사를 위해 약 1억 8,6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북한에 지불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부적절한 지불이나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은 대북 대규모 투자 의사를 굳이 감추지 않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은 지금 미국은 물론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한국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원과 무역,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며 북한을 방문한 노 대통령으로부터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 완화 조치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포기할 것인지를 둘러싼 6자회담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지원을 표명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지원이 대규모로 이뤄질 경우 유엔 결의에 입각한 대북 경제제재와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 조치의 효과가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노 대통령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을 통해 '공동 번영'을 기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제재 등 대북(對北) 압박으로 양보를 끌어내려는 일본과의 입장차가 더욱 확대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허풍쟁이의 블록버스터(Blockbuster from bluff master?)'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한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건강에도 큰 관심=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은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돌이킬 수 없는 수순을 밟기도 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입지만 강화시켜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전쟁 후 두 번째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국내용 카드라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희망의 정상회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2000년 이래 다시 열리는 정상회담은 역사가 좋은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노 대통령이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마지막 냉전의 경계를 넘는 역사적인 발걸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입력시간 : 2007/10/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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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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