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재계 간담회] 대화록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대우의 金회장께서는 최근 많은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면 대우측의 수차례에 걸친 구조조정계획이 국내외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은 대우 金회장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중요한 국가적인 문제가 되어 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국민도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 국가적으로 어려운 때에 회사문제로 대통령과 국가에 심려와 부담을 주어서 면목이 없다. 나는 어떠한 미련도 갖고 있지 않다. 일부 언론보도나 시중의 루머와는 달리 대우의 소유권이나 경영권에 마음을 비운지 오래다. 국가경제가 입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금융기관에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뿐이다. 구조조정 시행과정에서 큰 어려움이 있다. 계열사들이 정상적인 영업과 공장가동이 어렵고 관련 협력업체들도 정상적이지 못하다. 대우에 100% 의존하는 협력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어음할인 등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정상가동이 안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국가경제에 대한 타격이 최소화되도록 하기 위해 직원들의 고용안정, 이런 문제들에서 정부기관의 이해가 있으면 좋겠다. 구조조정에 앞서서 계열사 방치가 큰 문제다. 영업과 공장가동이 정상화되도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동안 대우의 구조조정 시행에 있어 채권단의 주도에 이의가 없다. 앞으로 채권기관과 협조해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계열사와 협력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하루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金대통령= 힘드시겠지만 잘 마무리해서 국민과 세계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잘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기를 바란다. 지난 상반기 삼성이 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목표 비율 200%이하로 낮추는 것을 달성해 타 그룹보다 앞서 간 것을 평가한다. 자동차회사의 처리 과정에서 기업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평가받을만 하다. 반도체 분야에서 상반기에 많은 이익을 냈는데 앞으로 반도체와 전자 산업의 전망, 투자 계획과 기술 개발 계획에 대해서 말씀을 해 보시라.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 PC수요가 20% 느는등 수요가 확충됐다. 대만의 정전사고로 공급이 적어진 것도 한 요인이고 세계적으로 반도체 가격이 안정되었다. 앞으로 3조5,000억원을 투자해서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반도체 강국으로서 한국이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 이같이 우리 기업인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 이런 평가를 받고 사상 유례없는 이익을 내도록 뒷바라지 해 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金대통령= 국가경쟁력을 위해선 기술개발이상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대는 지난해 LG반도체를 인수하는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중 현대의 재무구조 개선 실적을 보면 그런 우려가 해소된 것 같다. ▲정몽구(鄭夢九) 현대 회장=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호전시킨 대통령과 정부노고에 거듭 감사드린다. 현대는 구조조정을 철저히 이해하고 있고 구조조정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더욱 노력해서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내리는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구조조정이 개선되면 한국의 대표상품을 만들어 나가겠다. 올 수익은 2조원으로 예상하고 2000년에 4조원 이상이 될 것이다. ▲金대통령= LG는 반도체 빅딜 매각대금을 정보통신 디지털에 집중투자했는데 구체적인 상황과 디지털 사업에서의 국제경쟁력에 대해서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가.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LG는 통신 인터넷 디지털 CDMA 4개 분야 사업에 특화하며 종합통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CDMA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 미래 산업인 인터넷 디지털과 발전시켜 가전과 디지털TV와 IMT-2000과 이런데 이 분야를 병합발전시키겠다. 거기에 매년 2조원 이상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金대통령= SK그룹은 타 그룹보다 앞서 핵심역량 분야위주로 계열사간 독립경영체제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룹 주력기업의 향후 사업전망과 투자계획은 어떤가. ▲손길승(孫吉丞) SK 회장= SK상황을 소상히 알고 계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SK는 화학 에너지 정보통신 등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약 분야도 부가가치가 크다. 앞으로 핵심역량을 집중시켜서 동북아 지역에 우리나라의 위상 강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金대통령= 정부가 원하는 것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세계적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발전하라는 것이다. 이것 외에 요구사항은 없다. 크게 보면 정부와 재벌의 이해는 같다. 일부에서 재벌과 정부가 대립되는 시각으로 보거나 재벌 해체라는 오해를 하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선단식 경영이 종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사는 길이 곧 국가경제가 사는 길이다. 개별기업이 경영주체가 되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주기 바란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관련기사



우승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