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북아중심 개발전략

최근 세계은행이 지난 2001년을 기준으로 작성해 발표한 `세계 발전지표 2003`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는 유럽의 룩셈부르크가 1위, 리히텐슈타인이 2위, 스위스가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세 나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지형적 조건이나 인구에 있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가진 국가들이다. 이런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수위를 차지한 것은 경제력 대비 적은 인구수에 기인한 부분도 있지만 핵심역량을 찾아 세계적 수준의 경제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위스는 국토가 좁은데다 산이 많고 농지가 적으며 이렇다 할 지하자원도 없는 국가지만 가내수공업을 발달시켜 세계적인 정밀기계산업 분야를 석권하고 있다. 또 정보기술(IT), 조선, 자동차산업 등 정보산업과 굴뚝산업은 발달하지 않았지만 알프스의 관광자원, 그리고 자유무역주의에 의한 세계 최저의 관세율, 비밀계좌제도 등에 의해 세계적인 금융ㆍ무역의 중심지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리히텐슈타인 역시 세 부담을 낮춰 수도인 파두츠에 2,000여개 이상의 외국자본 지주회사 설립을 유도했고 관광과 우표산업을 발전시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2003년 동북아시대 허브국가를 꿈꾸고 있는 우리에게 이들 국가의 성공사례는 무엇으로 국가경쟁력을 갖춰야 하는가에 대한 좋은 대답이 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성공사례를 보면서 국가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을 말하고 선진화된 세계적 표준을 따라가야 한다는 의미로 글로벌스탠더드를 말하고는 한다. 그러나 이제 세계적 표준을 무조건 따라가거나 배타적으로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예리한 판단력과 통찰력으로 우리의 환경과 특성에 맞게 `내면화(internalization)`하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또 1인당 국민소득 4만불을 이끌어낸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이 핵심역량을 찾아 악조건을 극복, 세계적 기술과 기준을 제시한 것처럼 각국의 개성과 특성을 잘 살려내 세계적으로 공유ㆍ공존하는 새로운 개념의 `세계화(earthismㆍ어스이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특히나 시장 형성과 발전이 서구의 시장 규모만큼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동북아시대를 맞이해 물류ㆍ금융 중심의 하드웨어적 산업 인프라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한국의 개성과 특성을 살려 세계적 표준으로 삼을 만한 것이 어떤 것들인지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한다. <조운호<웅진식품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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