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주식형펀드 운용전략

단위형신탁 잇단 손실에…주식투자손실로 원금마저 까먹게 된 단위형신탁 펀드가 속출하자 상당수 은행들이 펀드운용 전략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주식형상품의 펀드운용을 전문 자산운용사나 투신운용사에 위임했던 은행들에서는 주식운용 아웃소싱에 대한 신중론이 급부상, 자체 전문인력을 활용해 독자운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주식운용 아웃소싱 역효과=은행 주식형펀드 운용이 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증시침체. 지난해 5월 이후 주가지수가 800~1,000포인트에 이르렀던 시점에서 대거 설정됐던 펀드가 현재 700포인트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은 어느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의 경우 은행은 최소한 원금, 심지어는 정기예금 금리이상은 보장해 준다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가입했고 은행들도 신상품에 대한 마케팅 차원에서 고객들의 그러한 성향을 이용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도의적인 책임마저 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 특히 상당수 은행들은 고객들의 「고금리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명목으로 주식운용을 외부 전문회사에 위임했고, 마치 이들을 통하면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처럼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외부 전문운용사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블루칩 중심의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취하기 때문에 강세장에서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사태 이후 시장이 약세로 반전되고 정보통신 및 인터넷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차별화되는 장세에서 몇몇 은행들은 운용전략이나 운용패턴등을 놓고 외부 아웃소싱회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고객성향 무시한 운용전략에 문제=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증시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은행들이 경험부족등을 이유로 대거 아웃소싱에 나서면서 은행고객들의 성향을 등한시한 무리한 운용전략을 취한 것이 수익률 하락에 일조를 했다』며 『성격이 다른 운용기관과의 「연합운용」으로 인해 합리적이고 탄력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실패, 정상적인 운용기조가 무너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해 5월 이후 설정된 단위금전펀드 중에서 정기예금금리(7.8~8.5%) 이상의 운용성과를 보인 펀드는 한미은행 4개·외환은행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한미은행의 경우 유일하게 아웃소싱 없이 자체인력만으로 펀드를 운용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미래에셋등에 운용을 일임해온 H은행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체전략과 인력으로 주식운용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웃소싱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대형시중은행도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내부 전문인력을 주식운용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진우기자RAIN@SED.CO.KR 입력시간 2000/05/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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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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