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아프리카 간의 교역은 그 역사가 깊습니다. 모잠비크만 하더라도 이미 15세기부터 중국 배들이 모잠비크 해안까지 와서 물물교역을 했습니다. 냉전 당시에는 중국이 식민지독립과 제국주의 타도라는 명목으로 아프리카를 많이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긴 아프리카 진출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작 아프리카인들은 중국을 좋게만 바라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공공관서·공항 같은 큰 건물 몇 개 지어 주고 중국인력 수백명씩을 데려와 일자리를 다 빼앗아간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투자는 어떨까요? 항상 대규모 국영기업이 국가의 힘을 업고 광물이나 석유 생산 등 자원이나 인프라 관련 대형사업 위주로 투자하던 것이 상례였습니다. 중국의 전략적인 필요성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원조 획득 필요성이 맞아서 양측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아프리카에서 중국을 이길 수 있을까요. 우선 중국이나 일본 같은 '퍼주기' 식 원조를 통한 아프리카 진출은 한국에는 맞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수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아프리카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아프리카 현지 프로젝트, 특히 제조업 등 산업발전과 수출증대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방법으로 중국과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아직 한국은 아프리카에 잘 알려져 있지도 않았고 중국의 아류라는 의식이 큽니다. 이를 탈피하고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은 현지 제조업 육성 지원을 통한 기술·기계류 수출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현지 업계의 기술개발, 산업육성 수요를 파악해 국내 업계를 아프리카 관련 업체와 연결해줘야 합니다. 미국 무역개발청(USTDA)은 1980년 이후 이러한 소규모 제조업, 인프라 개발 등의 사업에 유사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제품이 휩쓰는 아프리카 소비재 시장에 한국산 소비재를 단순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중국이나 일본과 차별화해 한국의 제조업 기술을 알리고 현지에 진출시켜 한국의 수출도 증대하고 아프리카의 산업기술 향상에도 이바지해 상호이익을 추구한다면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새로운 아프리카 수출시장 진출 전략이 될 것입니다. /박강욱 마푸투 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