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11테러 1년, 세계경제는] 4. 산업별 명암 엇갈려

항공·보험 '울고 군수·보안 '웃고'9.11 테러가 미친 산업별 명암(明暗)은 어떨까. 사상 초유의 테러 충격이 많은 산업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항공ㆍ여행ㆍ보험업계에는 치명적 타격이 됐다. 그러나 군수ㆍ보안 산업은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전문가들은 업종간 희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수그러 들지 않은 데다 미국의 대이라크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 암(暗)-항공ㆍ보험ㆍ여행업계 테러의 상처가 가장 깊은 부문은 항공산업. 9.11 테러 직후 천문학적 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았지만 파산위기에 몰린 기업은 늘고만 있다. 미 2위의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UAL)마저 최근 올 가을 파산 가능성을 비쳤다. 이에 앞서 군소업체인 미드웨이 항공레臍〉? 항공은 영업을 중단했고, 유에스 항공의 경우 이미 파산보호 신청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항공업계 불황에 따라 미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 항공은 최근 7,000명에 달하는 추가 해고를 결정했다. 또 델타항공은 1ㆍ4분기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넘는 1억 8,6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험사의 손실도 천문학적이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인한 보험사의 손실이 402억달러. 이는 종전 기록인 92년 8월 허리케인 앤드루가 낳은 재해 155억 달러의 3배 규모다. 특히 보험사들은 이 같은 손실을 보험료에 반영, 일반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동차 렌털 등 여행관련 업계의 피해도 크다. 자동차 렌털회사인 버짓그룹과 ANC 렌털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나머지 회사들도 살아 남기 위한 합병을 모색중이다. 또 일부 온라인 업체를 제외한 항공기 발권 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일년째 계속하고 있다. ▶ 명(明)-군수ㆍ보안업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걸프전 이후 침체에 빠져 있던 군수업체들이 냉전 시대에 버금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대 군수업체인 록히드는 군 수송기 C-130기의 납품이 늘어 2?4분기 흑자만 3억 3,900만달러에 달했다. 업계 3위 노드롭 그루먼은 2?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억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위 업체 보잉사는 테러의 명암을 함께 보여주는 특이한 케이스. 보잉은 2ㆍ4분기 민간항공 부문의 타격으로 흑자규모가 7% 하락한 7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군용기와 우주산업 부문에서는 이익이 6%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보잉은 앞으로 군수사업 쪽에 사업의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테러 이후 공항ㆍ빌딩 등에 대한 보안이 강화되면서 관련 업체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 정부는 사이버 테러에 대비한 컴퓨터 방위 전략 수립하고 공항에 대한 검색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보안 관련 지출을 지속하면서 이들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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