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우리은행이 나아갈 길

우리은행이 어수선하다. 회장과 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임직원들이 흔들리고 있고 노조에서는 “이번 인선을 인정할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한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경영영속성에 대한 불안,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 등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동의한다. 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최고경영자(CEO)의 변화를 탓하며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동요하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우리은행의 경영은 CEO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 전임 CEO와 모든 임직원들이 이미 시스템으로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자신감도 충천해 있다. 이런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못할 일은 하나도 없다. 이런 임직원들이 있기에 국민들은 우리은행을 믿는다. 만약 국민들의 여망을 저버린다면 우리은행의 미래는 물론 우리 금융산업의 앞날도 결코 밝지 않다. 우리은행은 일개의 금융기관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이다. 국민의 혈세 12조원이 투입돼 있는 토종자본을 대표하는 은행이라는 점에서도 우리은행은 더욱 발전해야 한다. 국민들의 기대가 큰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 우리은행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흔들리는 조직을 빨리 추슬러 새로운 선장과 함께 망망대해(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또 지금보다 한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경쟁 상대는 국내 은행이 아니다. 외국금융기관과 맞서 국내 금융시장을 지켜내고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우리나라 1등 은행, 글로벌 리딩 뱅크’가 돼달라는 주문은 그냥 듣기 좋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그만큼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어깨에는 무거운 중책이 맡겨져 있다. 답보 상태에 있는 민영화도 구체화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금융종합그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내부역량 강화도 급선무다. 할 일이 너무 많다. 해결해야 할 과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 일들을 결코 지체해서는 안 된다. 무서운 외풍이 있더라도 이겨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야 한다.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바로잡아 세계로 행해 진군하는 우리은행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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