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5.3%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이 5.2%의 성장전망을 내놓았고 금융연구원(5.8%), 산업연구원(5.5%), LG경제연구원(5.1%) 등 각 연구기관마다 5%대를 전망해 경기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KDI는 18일 `2003년 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출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뛰어 넘고 있고 세계 경제의 회복세도 뚜렷한 것을 감안해 내년의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을 지난 가을 예상했던 4.8%보다 0.5% 포인트 높아진 5.3%로 전망했다. KDI는 그러나 내수경기 침체가 내년 상반기에도 여전히 지속돼 일반인들의 체감경기는 하반기 이후에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이처럼 내년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에 재정정책은 지금처럼 긴축기조를 유지하되 재정지출과 국민부담은 줄여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DI는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시기를 1년 앞당겨 2004년 소득분부터 시행하고 대중화된 가전제품의 특별소비세를 없애거나 줄여 투자와 근로의욕을 고취할 것을 제시했다. 금리는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정책을 유지하지만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면 점진적으로 올려야 하며, 고용창출에 최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의 초점을 `투자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두기로 했다.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투자는 내년 상반기, 소비는 내년 하반기에 각각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내년 경제의 모든 어려움에 대한 진단과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해답은 투자활성화”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삼성전자와 쌍용자동차의 수도권 공장증설과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등 경제현안을 연내에 매듭짓겠다”며 “현재 추진중인 노사 선진화 방안에 대해 노ㆍ사ㆍ정 합의가 연내 마무리되지 않으면 정부 독자안을 제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