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MB가 넘어야 할 산

“성공이란 사랑을 받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대학생들로부터 성공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대답했다. 아무리 큰 돈을 벌어도 가족과 친구ㆍ 지인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는 11살 때부터 주식에 관심을 가진 뒤 꾸준한 주식투자로 갑부가 됐다. 저평가된 알짜기업 주식을 사서 연간 20%정도 수익을 올리면 팔아 차익을 챙기는 안정적인 투자원칙을 유지했다. 그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전재산의 85%인 370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더욱 유명해졌다.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지만 번 돈을 함부로 쓰지않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가르친다. 지금도 구형 폴크스바겐을 타고 담장과 대문도 없는 평범한 주택(시가 약6억6,000만원)에서 소박한 생활을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런 버핏의 이 같은 성공관과 검소한 생활방식은 대권을 향한 정치지도자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정치지도자의 성공은 유권자들의 지속적인 신뢰와 사랑이 관건이다. 선출직의 정상인 대통령 당락은 투표하는 순간에 유권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냐에 달려있다. 현명한 유권자는 정치지도자가 일시적 권력이나 명예욕에 사로잡혀 표를 구걸하는지 아니면 국민과 더불어 꿈과 희망을 갖고 나라발전을 위해 일하려고 하는지 판단할 것이다. 요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MB)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이 50%대에 이르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극적으로 이긴 직후부터 MB지지율이 급등했다. 범여권 선두 주자는 10%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범여권 단일후보 누구와 1대1로 겨뤄도 MB가 압도적으로 앞선다. 하지만 표심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언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대선 당일까지 선두를 지키려면 지도자로서 국가목표를 분명히 설정한 뒤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당내 경쟁자였던 박 전대표와 그의 측근인사를 끌어안아야 한다. 다가오길 기다리지 말고 삼고초려의 자세로 찾아가 협력을 구해야 한다. 물론 극단적으로 싸웠던 사람들이 단기간에 합심하는 것은 쉽지않다. 그래도 승자인 만큼 ‘후보를 제외한 모든 것을 양보하겠다’는 각오로 패자를 포용해야 한다. 다음은 ‘명빠 (MB열렬 지지층) ’를 회복시키는 작업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둘 가운데 한 사람 이상이 MB를 적극 지지하지만 넷심(net 心)은 호의적이지 않다. 연초부터 지난 7월 초까지만 해도 ‘경제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네티즌의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박근혜 캠프 측과 범여권이 제기한 각종 의혹으로 넷심이 흔들리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땅박이’ 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서울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MB의 대표적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해서도 “촌 사람들을 현혹하는 말도 안되는 사기공약”이라고 비판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명빠가 없다’는 것은 지지층의 열성도가 낮고 각종 공격에 대항하는 논리가 약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넷심을 잡기 위해서는 후보 자신이 그들의 생리를 정확히 파악한 뒤 그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각종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이해시키고 희망찬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네티즌은 잘못의 유무보다 진실한 태도를 원할 것이다. 병역문제는 대선에서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MB는 병역 미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적어도 2박3일 이상 훈련소나 전방근무 등 몸소 병영체험을 통해 국군 통수권자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군인들과 자식을 군대 보내본 유권자의 마음을 차분히 헤아려봐야 한다. 지난번 후보 경선 중에 박 전 대표가 언급한 ‘군대도 안간 사람이 국군 통수권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본선에서도 제기될 텐데 법 논리를 넘어 유권자를 감동시킬 해법을 찾아야 한다. MB는 시대정신으로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을 내세웠는데 여기에다 나눔과 봉사 항목을 추가시켜 이를 몸소 실천하는 구체적인 처방이 절실하다. 젊은 층 유권자에게 일자리는 생명이다. 손에 잡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538개 상장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반기 대졸 신입 및 경력 직원 채용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352개 상장 중소ㆍ중견기업은 20.1% 줄일 계획이다. 글로벌 지도자 이미지 부각을 위한 4강 순방도 좋지만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에 앞장서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개성공단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 MB주변에는 신선한 인물이 많지 않다. 지역과 당파ㆍ세대를 초월해 유능한 인재를 대거 끌어들여 선진국가 건설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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