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문화정책 패러다임 바꾸는 '재능기부'


미국이나 유럽의 기부문화는 꽤나 널리 알려져 있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와 같은 세계적인 갑부들의 기부도 기부지만 변호사의 법률자문, 유명작가의 글쓰기 강의 등 전문지식이나 서비스를 공익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재능기부가 사회 전반에 널리 확산돼 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서울시에도 유명 연예인이나 예술가들의 재능기부 참여가 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시 홍보대사인 장근석, 임태경 씨 등이 서울형 복지그물망 캠페인송 '꿈, 날개를 달다'라는 노래를 불러 서울시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재능을 기부했으며 서울시 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해외 설치미디어 예술가인 에리카 블릭만, 마리 춘 다익스마 씨는 예술재능기부 프로그램인 '아티스트 인 스쿨'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재능기부는 유명인이나 전문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쉽게 동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은 무료 레슨을 해줄 수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분야 재능기부는 참여의 폭이 넓고 다양하다. 또한 평소에 기부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 여유가 없어 망설였던 분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부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문화예술분야 재능기부는 봉사자들이 자신의 재능과 끼를 충분히 발휘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고 수혜자들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혜택을 무료로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높은 1석 3조의 기부이다. 재능과 끼는 없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문화나들이 자원봉사단'에 가입해서 예술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소규모 복지시설이나 문화소외 지역에 파견돼 문화현장에 동행하는 문화나들이 서비스가 이들의 몫이다. 재능기부는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공익을 확대하고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망설이지 말고 당장 신청해 보면 어떨까. 서울시 문화예술홈페이지(e 문화복덕방)에서 신청 받는다. 무엇이든 좋으니 당신의 재능과 끼를 기부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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