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2일] 청소년 금융교육 '早早益善'

지난 2003년 양산된 372만명의 신용불량자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당시 신용카드 연체자의 절반은 20~30대였고 10대 신용불량자도 40만명에 달했다. 이들 젊은 층의 무분별한 소비는 돈에 대한 가치관 결여와 학교나 가정에서의 제대로 된 금융교육 부재에서 기인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론 우리는 고등학교 2학년 과정에서 경제를 가르친다. 하지만 금융은 별도 과목이 없다. 경제과목조차도 이론 중심으로 돼 있어 딱딱하며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학생들이 경제를 어렵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역효과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반면 영국은 4~19세 학생에게 무상 금융교육을, 11세부터는 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도 중학교에서 주식 및 채권투자 등 실용 위주의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녀가 공부만 잘한다면 나머지는 웬만하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시험 성적에 따라 자녀가 원하는 것을 사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돈=행복과 소비=원할 때 할 수 있는 즐거운 것’이라는 사고가 청소년의 무의식 속에 심어진다. 자녀를 향한 애정과 물질적 보상을 통한 행복 추구는 당장 달콤할 수는 있으나 멀리 내다본다면 그렇지 않다. 미국의 소득 상위 1%의 10명 중 9명이 자수성가했으며 18세 이전부터의 저축 및 투자로 백만장자가 됐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 뿐이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라고 말했다. 이제 돈의 소중함, 올바른 소비습관, 투자의 필요성을 실생활 속에서 깨닫게 하는 금융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돈의 사용 및 관리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책 또는 신문을 보면서 하나씩 실천에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우리 청소년에게 가르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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