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월 5일] 자연 재해, 면죄부 될 수 없어

SetSectionName(); [기자의 눈/1월 5일] 자연 재해, 면죄부 될 수 없어 이성기 기자 (사회부) sklee@sed.co.kr 경인년 새해 첫 출근길인 4일 '눈 폭탄'을 맞은 시민들은 하늘이 내린 재앙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37년 이래 서울에 25.8㎝(오후2시 기준)라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으니 가히 자연재해라 할 만하다. 세상은 온통 새하얀 눈꽃으로 덮여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빚어냈지만 시민들은 눈에 갇히고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지옥 같은 출근길을 겪어야만 했다. 도로는 막히고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조차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애를 태웠다. 그러나 시민들은 무자비한 하늘을 원망하기보다 자연현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공공기관을 질책했다. 직장인 이모(37)씨는 "이미 눈이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도 아침 출근길에 제설작업이 전혀 돼 있지 않아 놀랐다"며 "지난달 말 기습적으로 온 눈에 한 차례 혼란을 겪었으면서 이번에도 미리 대응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27일 서울시는 2.6㎝의 눈에 시내 도로가 사실상 마비될 정도로 미숙한 대응을 보였고오세훈 시장은 "갑자기 내린 눈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것에 반성해야 한다"며 "눈의 양이나 여건을 따지지 말고 모든 특수 상황에 대비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8시부터 가동 인력을 총동원하는 제설대책 3단계 근무체제를 발동해 제설 작업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 예정된 시무식도 오후로 미룬 채 총력을 기울였지만 자연의 힘 앞에 무기력하기만 했다. 시 제설안전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폭설과 함께 기온이 떨어지면서 제설제인 염화칼슘이 제대로 녹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폭설을 '천재지변'으로 규정해 대설특보가 내려진 지역 공무원들을 지각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부실 제설 대책을 반성한 지 일주일 뒤의 모습치고는 딱히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기상청의 어긋난 예보 탓도 있지만 늘 아쉬운 부분은 선제 대응이다. 영화 '공공의 적'을 보면 "왜 '적'들보다 검찰이 한 발 빨리 대응하지 못하느냐"는 질책이 나온다. '늑장 대응' '사후약방문' 이라는 소리는 이제 그만 들을 때도 되지 않았나. 천재지변도 대처에 따라 피해는 천양지차가 될 수 있다. '유례없는 폭설'이라는 자연 타령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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