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문제는 당사자간 풀어야"
이봉조 통일부 차관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북한이 현대와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주무 부서인 통일부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오는 25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장관급 회담 등을 앞둔 시점에서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게 아닌지 사태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 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는 20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윤규 전 부회장 퇴출이 현대와 북한간의 신의를 저버린 행위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배은망덕"이라며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제3의 사업자와 협력할 수 있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와 관련, "금강산 관광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해 유감스럽다"면서 "구체적인 문제는 사업 당사자간에 만나서 논의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측에서도 앞으로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7대 사업과 관련해서도 아태평화위와 현대 당사자들간에 합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합의한 내용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통일부 일각에서는 북한의 담화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오히려 이번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현대 측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것. 현대를 압박해 향후 개성 및 백두산 관광사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고자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입력시간 : 2005/10/20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