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안화 약세 베팅" 중국 보험사, 해외자산 '사재기'

"환율 신창타이 시대 이어진다"… 환차익 겨냥 포트폴리오 재편

해외 고가 부동산 매입 잇따라 올 투자규모 50억弗 넘을 듯

안방보험 네덜란드 보험사 인수 등 금융기관 M&A도 매년 증가세


중국 안방보험이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정부 산하 금융그룹 SNS레알의 보험 부문 자회사 비밧베르제케링언을 1억5,000만유로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 14일 영국 런던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는 템스강변의 신산업지구인 로열앨버트도크랜즈 개발에는 중국 최대 민간 투자회사인 중국민생투자가 10억파운드(약 1조7,5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투자회사, 특히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계속되자 환차익을 노리는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 매켈 HSBC 외환분석가는 "위안화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이미 중국 기관투자가들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그동안 해외 부동산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특히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환율에 따른 투자손실이 수익률에 반영되기 때문에 쉽게 해외 자산 투자에 뛰어들지 못했다. 반대로 위안화 약세에서 해외 자산을 매입한 보험사들은 환차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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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타이캉라이프가 미국 뉴욕에 보유한 신축 빌딩의 연간 투자수익률은 4% 수준이다. 타이캉라이프는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일보는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는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환율 추이에 매우 민감한 만큼 최근 보험업계가 경쟁적으로 해외 고가 부동산 자산 매입에 나선 것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전망과 달리 기업을 비롯한 보험 등 실물경제 주체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점치고 위안화 약세 전망에 근거해 해외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보험사들의 해외 고가 부동산 인수는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도 화제다. 지난해 10월 안방보험이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개월 뒤 타이캉라이프가 2억파운드에 런던 금융 중심가에 위치한 밀턴게이트빌딩을 인수했다. 중국 보험사들의 부동산 사냥은 올 들어서도 계속됐다. 1월 핑안보험이 런던 도심의 타워플레이스를 인수했고 양광보험도 미국 맨해튼의 바카라호텔을 2억3,000만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3월 오픈 예정인 이 호텔은 뉴욕의 명소인 센트럴파크, 명품 매장이 늘어선 5번가 가까이에 있다. 객실 수는 총 114개로 스타우드그룹은 객실당 숙박료를 1박에 900~1,000달러(약 98만~109만원)선에서 책정할 계획인 만큼 객실당 평가가치가 뉴욕 플라자호텔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50억달러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과 함께 금융기관 인수도 활발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유럽 금융기업 투자액은 39억6,000만달러로 2013년의 3억400만달러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의 해외 자산 투자를 유도한 위안화 약세를 '환율 신창타이(新常態)'라고 평가한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불가피한 만큼 위안화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O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안화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유로화와 일본 엔화의 약세가 위안화 무역가중지수에 영향을 주고 있어 위안화 약세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는 연초 올해 중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 수준 하락하고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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