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청계천 주변 빌딩들, 방문객들로 몸살

화장실 부족·소음·혼잡 등 문제 산적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 수를세봤더니 오후 들어 1천명을 넘어 섰어요. 결국 포기했죠. 어떻게 감당하라는 건지.. "(경비원 이모씨) 청계천 복원 이후 하루 평균 30만명이 넘는 엄청난 인파가 청계천으로 몰려들면서 인근 빌딩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빌딩 소유주나 점포 임차인은 땅값 상승과 매출 증가에 즐거워 하지만 정작 그빌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경비원, 미화원 등은 청계천 방문객들이 가져오는 온갖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청계천 방문객들의 화장실 이용 문제다. 청계천에 공중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어 인근 빌딩 내 화장실을 개방 화장실로 이용토록 하고 있지만 화장실 수가 한정돼 있다 보니 엄청난 이용객 수를 감당하기어려운 형편이다. 청계천 모전교 앞의 A빌딩은 최근 1층 화장실 문에 그려진 화장실 표시를 종이로 아예 가려놨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화장실이 더러워지고 변기가 막히는 일이 잦아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 건물에서 일하는 회사원 김모(32)씨는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니까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기다리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술을 먹고 오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에티켓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계천 손님'의 잦은 방문은 일상의 불편을 넘어 빌딩 관리비용 증가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불러오고 있다. 청계광장 앞의 C빌딩은 지난달 1천80여t이었던 수돗물 사용량이 청계천이 개방된 이달에는 2천700여t으로 늘어, 수도요금도 220만원에서 600만원 정도로 뛰었다. 화장실 개방에 따른 수도요금 감면이나 개방 보조금 혜택이 주어지지만 요금 증가분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벌써부터 개방 화장실 명단에서 제외시켜 줄것을 요청하는 건물도 나타나고 있다. 청계천변의 한 은행은 휴지, 쓰레기봉투, 커피 등 비품 사용량이 지난달보다 50% 정도 늘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청계천에 화장실과 벤치가 부족하다보니 은행에 와서 쉬다가는 분들이 많아 로비가 사람들로 북적인다"며 "고객용으로 비치한 커피도 많이 타먹는 바람에 수시로 보충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청계광장 인근 빌딩들은 교통 혼잡과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청계천 단체 관광을 나온 사람들이 타고 온 버스가 아침 일찍부터 인근 도로에 세워져 있어 출퇴근 혼잡이 심해진데다, 청계광장에서는 집회까지 자주 열려 앰프소리가 업무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인근 빌딩에서 근무하는 서모(37)씨는 "시는 주차 단속을 철저히 하고, 시민의휴식공간인 청계광장에서의 집회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화장실 개방 등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이용인원 확인 등을 통해 지원 기준을 정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청계천변에 화장실을 세우는 것도 여의치 않아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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