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李대통령, 머슴론 앞세워 경제살리기 '올인'

■ 이명박 대통령 취임 한달<br>閣議 앞당기고 격식 파괴…실용·현장성 강조<br>장관후보자 낙마로 국정운영팀 未完은 '옥에 티'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한달을 맞는다. 취임사에서 ‘창조적 실용주의’ ‘섬김의 국정운영’ ‘국민성공시대’ 등을 약속하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유보적이다. 성패의 유무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기간이 짧은데다 총리는 대통령 취임 후 4일 후인 지난 2월29일 국회에서 인준된데다 통일ㆍ환경ㆍ여성 등 장관 후보자들은 국회 검증과정에서 교체됐으며 국가정보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 등은 임명되지 못하는 등 ‘MB 국정운영팀’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다 4ㆍ9총선을 앞두면서 앞으로 5년 동안 국정을 이끌어갈 ‘인프라’가 될 국회의 세력판도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지난 한달 동안 국정운영 과정에서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변화’이다. 21세기 선진일류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예전 방식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통령의 주문이었다. 그 자신이 헌정 사상 최초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을 펼쳤다. 취임 첫날부터 ‘4강 외교’ 강행군을 이어갔는가 하면 일분일초라도 아끼기 위해 국무회의나 부처 업무보고 시간을 이전 정부에 비해 1시간 이상 앞당겼다. 당장 대통령 참석행사의 의전을 바꾸었다. 3ㆍ1절 행사와 학군ㆍ육군사관학교 임관식, 상공의 날 기념식 등에서 행사 주인공들이 객석을 향해 서도록 한 것에서부터 단상을 낮추고 사관 생도들이 앉아서 행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등 틀에 박힌 형식과 격식을 파괴했다. 이 같은 형식의 변화 못지않게 공직사회에는 과거 행태를 과감히 벗어던질 것을 주문했다. 당장 지난달 29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는 “우리가 힘들수록 이 나라가 잘되고 우리가 힘들수록 국민이 덜 힘들다”며 공직복무자세의 기강을 잡았다. 이후 이달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는 ‘공직=머슴’론을 들고 나오며 새 정부 초반 피로증후를 호소하는 공직사회에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서는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부처 업무보고를 각 부처의 현안이 달려 있는 현장에서 진행했다. 춘천애니메이션센터, 군 사령부, 광주과학기술원, 생물산업연구원 등 정부 부처의 일선현장에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회의도 과거와 다른 실용주의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석비서관회의는 서열 없는 자유 좌석제를 실시했으며 대통령이 직접 차를 타서 마시고 아침은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는 등 철저하게 ‘일 중심’의 행보를 보였다. 이 같은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에게 ‘현장의 검증과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 자신이 직접 납득하고 현장에서 체험하지 못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관련 부서들은 정책 입안이나 보고 과정에서 ‘현장성’을 보여주는 데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지난 한달간 행보는 경제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제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경제부처가 아닌 환경부ㆍ법무부ㆍ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때도 경제를 역설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듯 이명박 정부의 모든 국정은 경제로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대통령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19일 법무부 업무보고도 기업 경영에 우호적인 법 정비가 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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