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바스프 '亞 생산거점화' 전략 순항

싱가포르공장 준공으로 韓·말聯이어 亞생산 네트워크 구축추석 연휴의 나른함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9월 27일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남서쪽 섬인 주롱(Julong)에서 다국적 화학그룹인 바스프는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중요한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엔 바스프 그룹의 차기 총수인 위르겐 함브레히트 최고집행이사회 이사와 쉘그룹의 쉘 케미칼 CEO인 에버트 행케스, 싱가포르 무역산업부 조지 여 장관 등이 참석했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의 보도진들이 몰려왔으며 바스프의 주요 현지 관계자들도 대거 합류했다. 이 행사는 오래전부터 아시아 시장에 주목했던 바스프 그룹과 쉘 그룹이 싱가포르에 또 하나의 글로벌 거점을 마련한 것을 자축하기 위한 것. 시장에선 강력한 라이벌이면서도 50년의 세월동안 전략적인 사업 파트너로 지낸 바스프와 쉘이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투자해 싱가포르에 스틸렌 모노머와 프로필렌 옥사이드(SMPO) 생산공장인 엘바이스턴(ELLBA Eastern)을 건립했다. 총 건설기간은 2년6개월, 투자액은 5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엘바이스턴의 생산능력은 주요 생산품목인 스틸렌 모노머의 경우 연산 55만톤, 프로필렌 옥사이드가 연산 25만톤에 달해 아시아 지역에선 최대 규모다. 함브레히트 바스프그룹 차기 총수는 기념행사 자리에서 "정확히 1년 전 중국 난징에 통합석유화학공장을 착공했다. 곧 이어 말레이지아 콴탄에 페어분트 공장을 공식 가동했으며, 오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생산 네트워크에 필수적인 부분을 또 하나 추가했다"고 선언했다. 바스프는 크게 중국 난징공장, 여수 등 한국 공장, 말레이지아 콴탄의 페어분트 공장과 더불어 싱가포르의 엘바이스턴 공장을 4대 축으로 운영한다는 아시아 전략의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한국 공장은 바스프가 인수한 직후부터 정상 가동중이며 콴탄의 공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공장은 이번에 순차적으로 본 모습을 드러내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 셈. 바스프 아시아 전략의 주요 청사진에 맞춰 싱가포르 거점 확보 작업이 끝났으며 이제는 난징 공장만 남았다는 말이다. 바스프는 이미 오래전부터 2010년까지 화학사업에서 그룹 전체 매출의 20%이상을 아시아 시장에서 달성한다는 글로벌 목표를 설정해 놓았다. 함브레히트 차기 총수는 "엘바이스턴 공장은 바스프 폴리올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스티렌은 인도 서쪽에서 동남아 지역, 나아가 중국과 한국, 일본에 이르는 아시아 전 지역에 걸쳐 바스프 사업에 중대한 기여를 할 것이다. 앞으로 바스프는 가격변동에 보다 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의 관련 기업들에겐 바스프와 경합하는 품목에서 가격경쟁력 열세가 시작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과 같이 국제 유가가 급등락하는 시점에는 더더욱 그렇다. 싱가포르 정부를 대신에 이 자리에 참석한 조지 여 무역산업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주롱섬이 글로벌 화학산업의 허브로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앞으로 규모의 경제를 보다 극대화하도록 노력하고, 물류 허브로서의 기능을 확대해 보다 많은 기업들이 합류하도록 할 것이며, 보다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바스프로서는 아시아 전략을 한발짝 앞당기는 자리였으며, 싱가포르로서도 아시아의 허브국가 위상을 한 번 더 공고히 하는 자리였다. 동시에 국가의 역량을 집중시키며 새로운 허브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으로서는 한걸음 뒤쳐지는 순간이었다. 김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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