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의 힘 벤처캐피털] 스웨덴 '3i'

英 본사와 독립 독자결정권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는 3i는 현지 최대의 벤처캐피털사다. 영국의 다국적 투자회사인 3i의 스웨덴 지사인 이 회사는 본사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결정권을 확보, 스웨덴 벤처캐피털 시장을 선도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국 3i가 스웨덴 스웨디시사의 벤처캐피털사를 인수, 새롭게 출발했으며 현재 30명의 직원들이 IT와 소프트웨어, 전자ㆍ헬스케어 및 반도체 관련분야, 기업인수ㆍ합병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3i는 헬스케어 및 반도체ㆍ전자 등의 분야에 8,000만달러를, ITㆍ소프트웨어 분야에는 20개사에 2억달러 가량을 각각 투자한 상태다. 또 상대적으로 활발한 기업인수ㆍ합병쪽은 업종에 관계없이 대개 건당 5,000만달러에서 5억달러에 이르기까지 소화하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투자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쪽은 의약품 원료개발이나 메디테크 등과 연관된 헬스케어. 현재 대규모 제약사와 연관돼있는 초기단계의 벤처기업 8개사에 업체당 평균 300만달러씩을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 앤더스 크래프트 투자담당이사는 "본사의 총 펀드규모는 60억달러 정도되는데 스웨덴에서는 투자와 관련 대개 본사측과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며 "그러나 3i 본사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도 갖고 있어 나름대로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헬스케어 분야는 R&D 비용이 크기 때문에 초기단계 기업이라도 투자규모가 큰 편이며 상대적으로 성공시 투자효과가 크다는 점에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텔레콤 분야는 스웨덴의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본사로부터 투자자금을 가장 많이 배정 받고있다고 자랑했다. 스웨덴 3i는 대개 업체에 대한 투자결정이 이뤄지면 본사에 이 내용을 제안, 승인을 받은 뒤 직접 자금집행에 나서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여기서 세계 15개국에 거점을 두고있는 3i 본사에서 이뤄지는 승인과정은 300명 이상의 투자전문가와 40명의 산업고문단, 전 세계 기업에서 회장이나 CEO, CFO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600명 이상의 고위 임원들을 축으로 가동하고 있는 '인디펜던트 디렉터스 프로그램(Independent Directors Programme)' 등의 점검이나 자문을 거쳐 이뤄진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대개 1~2개월 가량. 앤더스 크래프트 이사는 "투자는 글로벌화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면서 CEO의 전력과 주변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을 거친다"며 "투자가 이뤄진 뒤에도 기업성장을 돕기 위해 투자기업의 CEO는 물론 임원 등에 대한 교체 등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즉각적인 후속투자는 물론 'CEO 프로그램'을 통한 고급인력이나 정보 등을 제공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마케팅 지원 등에도 나서는 등 광범위하면서도 실질적인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3i는 최근 주식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투자자금 회수에 차질이 빚어지자 M&A나 기업경매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스웨덴 최대 은행인 SEB는 그 동안 운용해온 31개 펀드를 최근 12개로 축소했다. 스웨덴 중앙은행 부총재 빌리 베르스트륨은 최근 "지금 증시침체 현상은 IT산업에 대한 과다투자에 따른 'IT위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연ㆍ기금 등 기관들이 신규 기술주보다는 전통산업, 일명 굴뚝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더 높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3i는 이와관련 스웨덴내 부띠크 성격의 M&A 하우스를 중심으로 100명 정도와 네트워크를 구축, 기업매물 등에 대해 신속한 정보파악에 나서고 있다. 89년부터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해오고 있는 앤더스 크래프트 이사는 "주식시장의 침체 속에 기술중심 회사들에 대해서는 신규는 물론 후속투자도 회피할 만큼 벤처캐피털들이 발을 빼고 있는 추세다"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통기업과 성장기업이나 헬스 분야에 투자초점을 맞추고 M&A나 바이아웃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업매매와 관련 연간 보통 4~5건 정도를 소화하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금융권에서 차입하는 경우도 있으며 투자기업 가운데서도 가능성 있는 업체는 경매 등을 통한 방식으로 매각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접국인 덴마크와 핀란드 벤처캐피털사 등과 투자 협력체제도 구축,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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