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디오­미디어사업 진출/이재관 새한미디어 사장(차세대 경영인)

◎“그룹 재도약 전기” 기대/삼성전자서 인수/「미디어왕국」야망/「기술생존론」주창/창조정신 중시하는 프론티어 경영인새한그룹은 요즘 새식구 맞이로 바쁘다. 새한미디어가 조만간 삼성전자 오디오 및 미디어 사업부문의 일부를 인수하기 때문이다. 새한은 이번 인수가 지난 95년 제일합섬(현 새한)인수에 이어 그룹성장에 또 한차례의 결정적인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서열 35위인 새한은 올들어 진로와 기아등 재벌그룹들이 잇따라 좌초한데다 삼성전자 사업부문마저 인수하게되면 내년에 30대그룹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디오 사업 인수의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이 작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새한미디어 이재관사장(35)이다. 삼성전자가 일부 사업부문의 철수의사를 밝혀오자 이사장은 이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새한은 삼성전자 사업부문이 새한미디어의 영역과 비슷해 이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새한이 구상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왕국의 건설에도 한발짝 다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사장(35)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차남인 고 이창희씨의 장남으로 새한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어머니인 이영자회장이 일주일에 2∼3일정도 출근해 중요사항만 간여하는데 비해 이사장은 전문경영인들의 함께 그룹의 현안을 모두 챙기고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그룹을 이끌수 있는 것은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조화가 잘 이뤄지기 때문이라는게 새한측의 설명이다. (주)새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형수부회장과 심종진새한미디어 부사장, 김성재 기획실장 등이 그를 보좌하는 전문경영인이다. 이들은 그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경영위원회 구성원들이다. 합의체 성격의 경영위원회를 둔 것은 지난 4월 그룹이 공식 출범하면서지만 선대회장이 갑작스런 타계와 무관하지 않다. 이사장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89년 시티뱅크 서울지점서 잠시 일하다 90년 12월 새한미디어 이사로 입사했다. 경영수업을 받던중 부친의 타계로 입사 1년만에 새한미디어를 맡게 됐다. 이때 이사장은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경영에 상당한 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부친이 강력히 추진했던 글로벌경영에 박차를 가해 새한미디어를 세계 최대의 미디어메이커로 발돋움시켰다. 선대회장의 집념어린 아일랜드공장을 본격 가동한데 이어 92년에는 비디어 테이프 연산 6천만개 규모의 멕시코 공장건설도 마무리했다. 91년 새한미디어 대표이사 취임 당시 연간 2천5백억원 규모의 매출을 8천억원대로 끌어올렸고, 92년 새한텔리콤과 94년 새한로직스(물류), 디지탈미디어(영상엔터테인먼트)를 세운데 이어 올해는 SI(시스템 통합)업체인 새한정보시스템을 창설했다. 이사장은 요즘 그룹화작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있다. 새한그룹은 지난해 삼성서 분리된 제일합섬을 새식구로 맞이하면서 지난 4월 그룹으로 공식 출범했다. 올해가 그룹의 원년인 셈. 새한과 삼성의 이질적인 문화를 극복하고 통합을 이루는 노력이 절실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그룹 출범후 새로운 경영이념을 직접 만들어 임직원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21세기에는 기회를 선점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생존의 요체는 특급기술이다』며 「기술특급」이라는 그룹이미지 컨셉을 창안, 대대적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최근 3백억원을 투자해 전 계열사 연구소를 한 군데로 통합, 경기도 신갈에 7천평규모의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사장은 매우 개방적이다. 전자메일에는 「사장과의 대화」방을 만들었고, 회의나 결제때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토론을 선호한다. 창조와 도전, 프로정신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우는 그는 창조적인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형식주의와 권의주의부터 청산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있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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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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