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해외에 주력" 차이나머니는 "국내로" ADIA, 칼라일 지분인수 이어 씨티도 손뻗어두바이 투자청은 거물급 CEO 영입도 적극운용인력·노하우 부족으로 국내투자비중 커"중동 벤치마킹중"… 해외투자 점차 확대할듯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중동 산유국의 국부펀드와 중국의 국부펀드가 운용과 전략면에서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부다비 투자청(ADIA)이 씨티그룹에 7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오일 펀드들이 해외 투자에 공격적인 반면 중국의 국부펀드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아직 국내 투자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부디비 국부펀드는 씨티 투자그룹 투자에 앞서 미국 정보기술(IT) 업체인 AMD의 지분 9%를 사들였으며 지난 9월에는 사모펀드 칼라일의 지분 7.5%를 매입했다. 10월에는 헤지펀드인 오크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 그룹의 지분 9.9%도 12억 6,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에드워드 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걸프 연안국들의 경제 규모는 크기로 네덜란드 수준이지만 원유 수출 수입으로 매주 50억 달러의 돈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 국부펀드의 투자여력은 무려 4조 달러에 달하며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북아프리카, 동유럽 등 이머징 마켓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오일펀드는 이를 위해 해외 유력 인사 영입에도 열심이다. 두바이 투자청(DIC)은 최근 노부유키 이데이 전 소니 최고경영자(CEO)와 헬무트 판케 전 BMW CEO, 쟝-피에르 가너 현 글락소스미스클라인 CEO를 글로벌 전략 주식 펀드의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DIC가 이처럼 거물급 CEO를 적극 영입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중동 국부펀드, 일명 오일펀드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와 다변화된 투자처를 가질 수 있는 것은 40년에 가까운 투자 노하우와 인적 자원 덕분이라는 해석이다. 단적으로 지난 76년 설립된 ADIA는 초고층 금융빌딩을 소유, 자체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미 뉴욕 월가의 금융전문가 1,300명을 고용해 투자의 정교함을 더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는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고, 직원도 불과 20명 남짓 둔채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직원의 대부분이 인민은행 출신으로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CIC는 공식 출범 전인 지난 5월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기업공개(IPO)에 3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이후 주가가 40% 이상 빠져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따라 CIC는 해외투자를 투자자본 2,000억 달러 가운데 3분의 1인 700억 달러 해외투자를 제한하면서 소극적으로 운영하면서, 선배격인 오일펀드의 운영을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CIC의 러우지웨이(樓繼偉) 이사장은 "아직은 인력과 노하우가 충분치 않다"면서 "중동펀드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우 CIC 이사장은 "CIC의 목표는 여타 국부펀드와 마찬가지로 국제 자본시장의 안정화 세력이 되는 것"이라며 "최근 CIC와 유사한 국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을 입은 미국의 금융기관에 투자한 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CIC가 출범 초반에는 국제 금융시장의 큰 손이 되고 있지 못하지만,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끌 것이라고 관측한다. 정치적 제약이 있지만 언제든 끌어다 쓸 수 있는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있는데다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투자 금액은 보유외환 1조4,000억 달러의 7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입력시간 : 2007/11/30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