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융시장 패닉] "베어스턴스 충격 확산 막아라"…美 초비상

백악관·FRB 잇단 회의 '원투펀치' 준비<br>부실 모기지債 '구제펀드' 나올지 주목<br>금리 1%P 인하 유력…1.25%P 전망도


지구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신용경색의 위기는 이번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 주재로 금융수뇌부 대책회의가 열리고 다음날인 18일 오전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이들 두가지 ‘빅카드’가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고 이에 대해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부에 따라 신용경색 사태의 향후 흐름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월가는 백악관 대책에서 신용경색 사태의 주범인 부실 모기지 채권을 인수할 ‘구제펀드’ 등 특단의 조치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으며 금리 인하폭으로는 1%포인트를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1.25%포인트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FRB가 일요일인 16일 밤 긴급 유동성 공급확대를 골자로 하는 긴급 시장안정 대책을 내놓은 것도 신용경색 사태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베어스턴발 충격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도미노 붕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책 성격이 강하다.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을 1시간 앞두고 긴급 대책을 발표해 아시아와 유럽ㆍ미국 시장으로 연쇄 충격이 밀려드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악재가 유럽과 아시아시장을 차례로 강타한 뒤 미국으로 U턴하면서 파장을 더 키웠던 게 그동안의 경험이었다. 그러나 아시아 시장은 이날 패닉에 가까운 충격에 빠져 FRB의 긴급 조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FRB가 일요일 밤에 이례적으로 발표한 긴급 안정대책은 유동성 공급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새로운 유동성 공급 창구를 개설, 상업은행이 아닌 베어스턴스 등 투자은행도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미 재무부채권(TB)을 인수할 수 있는 20개 주요 금융기관(프라이머리딜러)에 대출 창구를 개방했을 뿐만 아니라 자금을 빌리면서 제공해야 하는 담보대상도 투자 등급의 민간 채권으로 확대됐다. 은행만 이용할 수 있고 국채 등 최고 우량 채권을 담보로 맡겨야 했던 지금까지의 유동성 공급제도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다양한 유동성 공급 시스템을 고안했지만 돈이 필요한데 돌지 못하고 있는 월가의 비판을 FRB가 수용한 것이다. 만기 30일이던 재할인 창구 대출도 90일로 늘렸다. FRB가 패닉에 빠진 시장에 맞서기 위한 총력체제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금융 당국이 이처럼 다급해진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의 신용경색 사태가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금융시스템의 붕괴 조짐으로 비화될 정도로 심각해진 탓이다. 월가의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조차 사형선고를 받는 정도라면 이보다 규모가 작은 금융기관은 두말할 나위가 없기에 자칫하면 지난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대 위기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18일 FOMC에서는 1%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예상된 0.75%포인트 인하가 아니라 1%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FRB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인하의 약발이 당장에 나오길 기대하기 힘들다. 6개월 이후에나 그 효과를 본다는 것이 정설이다. 긴급 유동성 공급 대책도 자금난에 봉착한 월가 금융기관에 직접 겨냥하지는 않고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가는 백악관의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부실 모기지 인수 펀드 조성과 양대 국책모기지기관인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자금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백악관이 수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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