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허술하기 짝이 없는 재정부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핵심 중 핵심 부처이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예산 업무와 공정사회 척도가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세제 업무 등 거시ㆍ미시 경제는 물론 금융 전반에 대한 경제정책 권한을 쥐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공무원들 가운데도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모이며 늘 선호부서 1순위다. 국민의 입장에서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드는 재정부는 무한한 신뢰를 받아 마땅한 부처다. 그러나 경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는 재정부가 21일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인사 업무를 비롯해 경제정책 곳곳에 부당한 업무처리를 자행하는 등 내부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엉망인 부분은 인사업무다. 재정부는 4급 공무원 승진 심사 때 실제 결원수가 7명인데도 명예퇴직 예정자를 미리 결원에 포함해 8명을 승진시켰다. 또 승진대상 범위도 자의적으로 26명에서 41명으로 확대 계산해 40위 승진후보자를 승진시켰다. 일각에서는 인사권자가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권한남용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에 감사원은 인사규정을 위반한 부당한 업무 처리라며 해당 업무 관련자 징계를 지시했다. 재정부의 허술한 정책집행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최근 물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 정부의 물가정책에 국민적 관심이 많은 가운데 수입품목 관세를 내리는 할당관세를 실시하면서 품목 선정을 잘 못해 화장품과 향수 등 특정 업체에만 65억원 상당의 관세 혜택을 줄뿐 정책효과는 전혀 거두지 못했고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때는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른 선정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달리 특정업체를 자의적으로 선정하거나 배제해 정책집행의 공정성에 흠집이 났다. 재정부 스스로 경제 컨트롤 타워라며 자부하며 나라 전체의 경제전반을 살피지만 정작 집안 내부관리는 '엉망진창'이었던 것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속담처럼 재정부가 집안 내부 단속부터 잘 해야 우리 경제 전체를 잘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재정부는 내놓은 경제정책 마다 국민들의 신뢰보다 불신이 뒤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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