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가장 친근한 베를린필 12 첼리스트가 1일과 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일본, 타이완,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의 첫 시작인 이 무대에선 합창곡으로 유명한 폴랑의 ‘인간의 얼굴‘, 바하의 ‘푸가의 기법’등 클래식에서부터 피아졸라의 탱고와 영화음악, 샹송, 남미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세계를 초월한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베를린필 12 첼리스트는 첼로라는 단일 악기만 연주하지만 ‘오케스트라 속의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불릴 만큼 파워 넘치는 사운드와 하모니를 자랑한다. 특히 이번 무대는 금녀의 벽을 넘은 여성 멤버 케마렉에 이어 새 멤버 엘레의 합류로 신선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내한 공연에 맞춰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의 음악을 담은 새 앨범 ‘파리의 꽃(Fleur De Paris)’이 발매됐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의 원곡들은 첼로 12대를 위한 악기편성은 아니지만 12대의 첼로가 연주하기에 적절한 성격을 지닌 곡들 중 선곡됐으며, 이들 작품 중 대부분이 194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한 곡들이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이 가사가 있는 성악곡인데, 프랑스 음악의 성악적인 특성은 특별히 인간의 음성과 가장 가깝다고 인정받는 첼로라는 악기에 적합한 레퍼토리라 할 수 있다. 특히 한 대가 아닌 여러 대의 첼로로 이루어진 앙상블의 경우 이러한 특성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나치의 탄압 하에 있던 프랑스 예술은 특별한 긴장감을 갖고 있었는데, 앨범의 마지막 트랙을 장식하고 있는 ‘인간의 얼굴’은 이러한 상황을 잘 표현한 결과물로서 이 음반의 가장 중요한 수록곡이라 할 수 있다. 폴 엘리아뤼의 시를 가사로 프란시스 풀랑이 작곡한 이 곡은 원래 즉 12성부의 합창으로 구성된 곡이지만 이번 앨범에는 12대의 첼로 연주로 수록됐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샹송의 화신 에디트 피아프의 명곡 ‘장미빛 인생‘이나 파리의 유명한 유흥가를 그리고 있는 왈츠 리듬의 곡 ‘피걀’(Pigalle), 아코디온으로 연주하는 왈츠곡인 ‘파리의 하늘 아래’과 ‘파리의 다리 밑에서’ 등은 2차 대전 이후 번성된 파리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