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전문 다이버 로스트볼로 연수입 14억원

스탠필드, 1년에 최대 800만개 수거<br>악어와 사투… 목숨 담보 고위험 작업<br>수집·유통기업 생겨 점점 설 자리 잃어

코스 내 워터해저드에서 물가의 볼을 주우려다가 종종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지난 1일에도 경북 경주시 골프장 인근에 사는 60대 여성이 로스트볼을 주워오려다 익사하는 사건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에선 문제의 이 로스트볼을 전문적으로 수집해 내다파는 직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미국 골프매거진에 따르면 미국 내 골프장에서 1년에 수거되는 로스트볼은 총 1억개에 이른다. 전문 다이버인 웨스 스탠필드(48)는 이 중 1년간 최대 800만개를 혼자서 건져냈다. 볼 1개에 17센트를 받고 중간상인에게 판매한다고 하니 잘될 땐 1년에 136만달러(약 14억4,000만원)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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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필드는 워터해저드 탐험이 "보물찾기처럼 중독성이 있다"고 말하지만 보통사람들도 그렇게 느낄지는 의문이다. 로스트볼을 수집하려면 이를 허락하는 골프장에 개당 10센트를 지불해야 하고 사람을 무는 거북이나 뱀ㆍ악어와의 사투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스탠필드는 악어에게 어깨를 물려 죽다 살아난 적이 있고 또 다른 다이버는 거북에게 공격당해 손가락 끝을 잃기도 했다. 사망사고도 1년에 한 명꼴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같이 워터해저드 속으로 뛰어드는 일은 사실상 목숨을 내놓는 작업이지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불황의 짙은 그림자 속에 극단적 생계 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만 간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독립적 자영업자 중심이던 골프볼 찾기 사업에 수집은 물론 유통까지 관리하는 거대 기업들이 하나둘씩 손을 뻗으면서 스탠필드 같은 개인사업자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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