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7·30 재보선 후폭풍] 무게감 달라진 김무성… 청와대·정부·야권에 "할말은 한다"

'박근혜 마케팅' 없이도 선거 압승… 존재감 커져

차기 대권 고려해볼 땐 靑과 협력 속 견제 전망

"민생경제 살리기 전념" 일단은 몸 낮추기 행보

7·30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1대4로 압승하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7·14전당대회에서 친박근혜계인 서청원 의원을 꺾고 당권을 쥔 직후 맞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활성화와 국가혁신을 내세우며 승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청와대의 잇단 인사파동에도 불구하고 지난 6·4지방선거와 달리 '박근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승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는 2016년 4월의 20대 총선까지 재보선이 없는 상황에서 친박계의 김무성 흔들기 가능성을 상당 부분 차단한 셈이다.


특히 지난 1년 반 가까이 박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에 충실하던 여당이 청와대에 상당한 독립성을 확보하며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새누리당은 부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당정협의를 정례화하고 청와대 측의 참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는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쌀 관세화와 광역버스 입석 금지로 혹시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아 안심"이라고 하자 "선거에 영향이 있었다"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김 대표의 리더십이 자리 잡으며 청와대와 정부에서 당의 무게감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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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김 대표가 청와대에 대해 쓴소리를 할 것 같지는 않다. 2017년 12월 대선을 염두에 두는데 박 대통령과 일찌감치 거리를 두는 게 결코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20대 총선 국면에서 박 대통령이 여당에 짐이 된다면 홀로서기에 나서겠지만 그 전에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되 때때로 견제구를 날릴 것으로 예측된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김 대표의 존재 자체가 청와대에 대한 무언의 견제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 역시 "선거 압승으로 김 대표가 '꽃놀이패'를 가졌다"면서도 "대권 주자로서 자신의 색깔을 더 키워나가기 위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께서 정부 여당에 잘했다고 표를 준 게 아니라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지금부터 잘하라고 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는 "보수 혁신, 새누리당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 더 안전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158석이라는 과반을 확보해 대야 관계에서도 나름대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 대표로서는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간에 약속했던 세월호특별법의 처리가 보름이나 지연돼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선결 과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김한길·안철수 지도부가 물러난 상황에서 강경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진다면 대야 관계에서 애로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가을 국회에 세월호특별법을 비롯해 국정감사, 예산 논의 등이 걸려 있다"면서 "박영선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팽팽한 여야 관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야당이 이제는 정치적 고려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에 따라 세월호특별법 등 산적한 현안·법안 등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와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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