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인플레이션 시대 투자 "원자재 상품이 답이네"

원유·농축산물·金 관련 펀드·ETF 등 간접투자 상품 잇따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원유, 원자재 등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리비아 사태와 국내외 경기 호전 등으로 관련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고수익을 겨냥한 글로벌 유동성까지 가세하고 있어 당분간 강세 행진을 유지될 전망이다. 따라서 원자재 등에 대한 투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를 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상품의 생산지가 해외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해외시장 거래를 통해 이들 원자재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유를 한 드럼 사서 집에 묻어둘 수도 없고, 금괴의 경우는 실물의 구입은 가능하지만 보관문제도 있고 특히 적지 않은 세금을 물어야 되는 것이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것은 펀드 같은 파생상품을 통한 간접투자다. 원자재 관련 상품은 속성상 경기변동과 수급에 따라 수익률의 변동이 심하다. 수익률은 환차익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의 영향도 받는데 개인이 일일이 펀더멘털을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파생상품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화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상승가치가 있는 상품은 크게 원유ㆍ농축산물ㆍ금 등이 있다. 이들은 기본적인 펀드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원자재 수혜기업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다. 금광을 개발하거나 정유, 농업관련 업체들이 그 대상이다. 다만 이들은 원자재가격 변동과 함께 국내 정책의 변화와 수급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특히 원자재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기적인 수요도 많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특히 심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들이 이들을 위험 5등급 중 가장 높은 1등급에 대개 위치시키는 이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역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좋은 대상이라는 주장이 점점 인식을 넓혀가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서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하지만 실물자산을 매매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헤지전략을 꾸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인플레 시대… "원자재 상품이 답이네"
원 유- WTI 투자 'TIGER 원유 선물' ETF가 유일
농축산물- 범위 넓고 복잡… 주로 농산물지수에 투자
金- 현금 결제로 매매 편한 미니금선물등 주목
가격 급변동 등 위험 커 투자 방식·헤지 목표 잘 따져야
원자재 등 상품(Commodity)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원자재 등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가 거의 대부분의 원자재에 대한 수입국이지만 그 동안 가공무역 이외에 투자대상으로서의 상품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해외의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 등 파생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파생상품으로는 기본적인 펀드와 함께, 증시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등이 있다. 다만 국제시장에서 이들을 직접 매매하는 것은 아니고 국내에서 가공된 형태로 거래에 참여하는 간접투자방식이기 때문에 한계도 있다. 또 상품속성상 필연적인 가격 급변동에 대한 위험과 해외 상품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환율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자신의 투자방식과 헤지 목표에 맞은 상품을 선택, 거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에 동반되는 고위험 고수익 전망에 맞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원유= 현재 원유 관련 파생상품으로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원유선물[원유-파생형]'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ETF가 지난 2010년 8월에 처음 한국거래소에 상장됐으므로 국내 원유 투자는 그렇게 길지 않은 편이다. 이 ETF는 국제 원유가 지표인 WTI(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에 실시간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거래소가 개장돼 있는 시간내 거래가 가능하며 거래에 따른 절차는 일반적인 주식거래 절차와 같다. 이 ETF는 원유 현물가격이 아닌 원유를 기초자산화한 파생상품(선물)에 연동된다. 즉 S&P GSCI 원유선물지수(Crude Oil Enhanced Index Excess Return)를 추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S&P GSCI 원유지수의 변형으로, 원유선물 매매에 가장 큰 어려움인 롤오버에 따른 가격 충격 완화시키도록 설계됐다. 원유관련 ETF와 WTI원유선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원ㆍ달러 환율의 환헤지 전략을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한 것도 특징이다. ◇농산물ㆍ축산물= 농산물은 원유에 비해 범위도 넓고 각각의 곡물별 특성이 달라 거래방식도 좀더 복잡하다. 국내에 소개된 농산물 관련 파생상품은 일반적으로 몇 개 농산물을 묶어 만든 농산물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농산물 투자는 크게 펀드와 ETF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개별 펀드로는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농산물-파생형]C-1'을 비롯해 '신한BNPP포커스농산물1[채권-파생상품형](A-1)', '신한BNPP 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1[채권-파생형](A)',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일반상품-파생형]B'가 있다. 이중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럭스는 S&P GSCI 농산물지수(Agriculture Index)를 벤치마크로 하는 지수펀드로, 옥수수ㆍ밀ㆍ콩ㆍ설탕 등 8개 종목 선물에 투자한다. 최근 5년간의 전세계 생산량 데이터를 반영, 연 1회 각 종목별 비중을 결정하는 데 현재는 옥수수 25%, 밀 20%, 콩 14%, 설탕 11% 순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농산물선물[농산물-파생형]'도 있다. 이 ETF도 밀ㆍ옥수수ㆍ콩ㆍ설탕 등으로 구성된 S&P GSCI 농산물가격지수(Agriculture Enhanced Select Index Excess Return)를 추종한다. 편입된 상품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ㆍ옥수수 밀)와 시카고상업거래소(CMEㆍ대두 설탕)에 상장돼 있다. 특히 밀과 옥수수가 각각 31%, 29%를 차지해 해당 농산물의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축산물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돼지고기에 투자할 수 있는 '돈육선물'을 꼽을 수 있다. 축산품질평가원이 산출한 돈육 대표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 데 최근 구제역 파동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유동성 부족 해소가 당면 과제다. ◇금=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이 금이다. 접근이 쉬울 뿐만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한국거래소에는 금 선물과 두 개의 금 ETF가 상장돼 있다. 금 관련 선물상품은 거래단위가 1kg인 일반'금 선물'과, 투자활성화를 위해 단위를 기존의 10분의1인 1OOg으로 낮춰 지난해 9월 거래를 시작한 '미니 금 선물'이 있다. 기존 금 선물은 실물인수도 방식인데 반해 미니 금 선물은 현금결제방식으로 매매의 편리성을 높였다. ETF로는 삼성자산운용의'삼성KODEX 골드선물[금-파생형]'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HIT 골드[금-재간접형]' 등 2가지가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KODEX 골드선물은 미국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선물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S&P GSCI 금 지수(Gold Index Total Return)를 추종하는 반면, HIT 골드는 런던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금 ETF 4종목에 투자하는 해외 재간접형 ETF다. 또 KODEX 골드선물이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 헤지를 하고 있지만 HIT 골드는 환헤지가 돼 있지 않아 원ㆍ달러 환율 변동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박상우 우리자산운용 베타운용본부장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상품선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경기회복 신호에 따른 수요증가로 상품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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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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