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바이오 인공 간' 이용 간부전 치료 첫 성공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팀, 임상시험서 치료효과 확인

간이식 대기중인 환자들 골든타임 크게 늘어날듯


'바이오 인공 간'을 이용해 급성 간부전증 환자를 치료하는 고난도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 바이오 인공 간이 상용화될 경우 간부전 환자들이 간 이식을 받기까지 최적의 치료시간인 골든타임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은 13일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 인공 간을 3명의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에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한 결과 1명에게서 효과적인 치료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인공 간은 돼지의 간세포를 이용해 환자의 혈액에 축적된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는 혈액응고인자 등을 공급함으로써 간 기능이 심각히 손상된 간부전증으로 위독한 환자의 간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다. 말기 신부전증 환자들이 신장 이식을 받기 전까지 외부의 인공 신장기를 이용해 혈액 속에 축적된 독성물질을 주기적으로 걸러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B형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으로 4급 간성뇌증(혼수상태)에 빠진 54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3일 실시됐다. 의료진은 11시간에 걸쳐 바이오 인공 간 시술을 한 뒤 환자 상태가 안정화되자 3일 만인 10월16일에 뇌사자의 간을 이식했고 환자는 20여일 만인 11월5일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의료진은 이번 바이오 인공 간 치료의 성공으로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의 골든타임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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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간부전은 간 질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심한 간 기능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질환으로 대개는 체내에서 생성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가 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뇌로 운반돼 환자를 혼수상태에 빠뜨리는 간성뇌증이 함께 나타난다.

간성뇌증이 동반된 급성 간부전은 생존율이 10~2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인데 유일한 해결책은 간 이식이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간 이식을 받기까지의 수술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점이 문제였고 이 과정에서 망가진 간이 제 역할을 못해 쌓인 독성물질이 뇌 손상을 일으키는 점이 풀어야 할 과제였다.

이번에 사용된 바이오 인공 간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의료진은 기대했다.

이석구 교수는 "바이오 인공 간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간부전증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간성뇌증의 중증도가 급속히 개선됐으며 체내에 독성물질을 늘리는 암모니아 혈중농도도 빠르게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며 "급성 간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며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기약 없이 간 이식을 기다리는 급성 간부전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과 바이오 업체인 라이프리버사는 공동으로 진행해온 바이오 인공 간의 상업화를 위한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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