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양/일산신도시 할인점 “춘추전국”(21C 신흥상권)

◎백석·마두·주엽 등 역세권 급부상/“서울·경기북부선점” 대형점 진출 출혈경쟁/까르푸·E마트 등 값인하 포격에 중소점 침몰일산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고양지역은 각종 유통 신업태의 각축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디스카운트스토어인 신세계백화점의 「E마트」를 비롯 뉴코아백화점의 회원제 창고형매장 「킴스클럽」, 하이퍼마켓인 「까르푸」, 슈퍼센터인 「LG마트」 등이 개점해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마크로도 이달중 덕이동에 대규모 회원제 창고형매장을 오픈, 할인점시장에 가세한다. 또 뉴코아 및 그랜드백화점이 영업에 들어간데 이어 뉴코아 2∼4호점과 롯데·서광백화점, 대우의 일산역사백화점이 1∼2년내에 속속 오픈할 예정이어서 백화점업체간 자존심싸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고양지역의 경우 화정·행신·탄현·중산 등 많은 택지개발지구가 들어서 있지만 상권의 중심은 바로 일산신도시다. 일산은 인구가 집중된데다 어느 곳에서나 자동차로 20분이면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산내에서도 백석역, 마두역, 낙민역, 주엽역등 지하철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이 일산지역에 국내외 내로라하는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진출, 물러설수 없는 한판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산신도시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거 입성하는 것은 소비성이 강한 젊은층이 몰려있는데다 교통이 편리, 은평·서대문·마포·강서구 등의 서울지역 주민들까지 고객으로 흡입할수 있기 때문이다. 일산신도시는 현재 10만8천여가구에 34만4천여명의 인구를 거느린 대도시. 또 일산 및 덕양구를 합친 고양시 전체인구는 현재 62만8천여명이지만 2000년초에는 1백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서울 외곽순환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북부지역과 의정부등 경기 북부지역을 포괄하는 2백만명에 달하는 거대 상권의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양지역 상권은 지난 94년 9월 신세계백화점이 일산구 백석동에 「E마트」를 개장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태영프라자」와 「레이크타운」 등의 일부 유통시설이 있었지만 제품구색이나 시설면에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면적 3천5백평, 영업면적 1천5백평규모의 E마트는 현대식 유통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겪던 이 지역 주민들의 생필품 구입난을 해소, 큰 호응을 받았다. 이로 인해 E마트는 한동안 고양 상권을 주도했다. 하지만 E마트의 독주체제는 올해들어 고객층을 나눠먹는 구도로 바뀌었다. 먼저 뉴코아백화점이 지난 4월 E마트와 도보로 5분거리인 마두동에 지하7층, 지상12층, 연면적 1만8천평, 영업면적 7천9백평의 백화점 및 창고형할인점 「킴스클럽」을 개점,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어 그랜드가 지난달 중순 주엽동에 지하 6층, 지상 10층, 연면적 2만평, 영업면적 5천6백90평규모의 백화점을 오픈했다. 이 백화점 지하에는 할인점인 「그랜드마트」도 함께 입점시켜 현재 당초 예상보다 15%나 높은 매출을 올리는등 선전하고 있다. 또 프랑스의 유통그룹 까르푸가 지난달초 정발산 부근에 연면적 1만4천7백평의 할인점을 개점했으며 LG상사도 지난달 중순 능곡지구에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7천2백평의 24시간 영업매장 「LG마트」의 문을 열었다. 이달중에는 한국·네덜란드 합작유통업체인 한국마크로가 덕이동에 연면적 1만2천평규모의 회원제 창고형매장을 오픈한다. 이외에도 유통업체들의 고양지역 입점은 계속 이어진다. 내년 5월에는 지하철 주엽역 인근에 연면적 1만2천여평규모의 서광백화점이 오픈한다. 서광백화점 맨위층에는 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스크린 8∼10개의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는데 고객유인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보여 다크호스로 점쳐지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까르푸와 인접한 마두동에 98년 10월 개점 목표로 연면적 2만4천평, 영업면적 8천평의 대형 백화점을 건설중이다. 이와함께 뉴코아는 지역다점포화를 추진, 마두점외에 대화역 부근에도 지하 7층, 지상 10층, 연면적 1만6천2백평의 2호점을 신축중이며 불과 1.2㎞ 떨어진 장항동에도 3호점을 세울 예정이다. 뉴코아는 특히 화정상권을 겨냥, 덕양구청앞 지하철 화정역 부근에 대규모 백화점과 킴스클럽을 세울 방침이다. 백화점은 지하 7층, 지상 12층규모로 98년 3월 오픈하고 지하 1층, 지상 2층, 영업면적 4천2백평의 킴스클럽은 내년 3월 문을 연다. 또한 대우가 2000년말 완공목표로 일산동에 일산역사백화점을 건설중이며 능곡지구에는 내년말께 여성전용 쇼핑센터인 「미즈의 성」이 들어선다. 2∼3년후에는 고양지역에 무려 20여개에 달하는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때에는 업체간 출혈경쟁이 불보듯 뻔한 실정이다. 시장규모에 비해 공급이 훨씬 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예정돼 있는 유통시설 가운데 아직 절반도 개점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피를 말리는 생존싸움이 시작된 데서도 알수 있다. 까르푸가 2만종이 넘는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무차별적인 고객흡수에 나서자 킴스클럽은 9천여개 전품목에 걸쳐 최저가 판매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E마트도 영업시간 연장, 상품가격 인하, 각종 스포츠용품을 저렴하게 파는 「스포츠데포」 신규 개설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이같은 대형 유통업체간 싸움에 등이 터지는 것은 근린상가 및 주상복합상가 등이다. 일산신도시내 태영프라자·대우로얄마트·청구코아 등은 매출감소에 울상을 짓고 있으며 현재 건설중인 화정지구의 동원텔·위성스타렉스·글로리아프라자·비전타워21과 같은 중소규모 상가도 고객흡입력에서 적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땅한 유통시설이 없던 상태에서 「신업태 경연장」으로 여겨질 정도로 쇼핑천국으로 변한 고양지역은 유통시장 개방의 파고가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점쳐볼 수 있는 곳이다. 경쟁격화로 몇년내에 일부는 도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업체들이 외국계인 「까르푸」 「마크로」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일산=문병언> ◎인터뷰/LG마트 위태양 고양점장/“값보다 질·서비스 차별화로 승부” 『일산을 중심으로 한 고양지역 상권은 E마트 독점에서 점차 재편되고 있습니다.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유통시설이 들어섬에 따라 생존을 건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지난달 중순 고양시 능곡지구에 개점, 본격 영업에 들어간 슈퍼센터 「LG마트」의 위태량점장은 앞으로 고양상권의 변화를 이렇게 내다보면서 『업체마다 차별화전략으로 승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스카운트스토어·하이퍼마켓·회원제 창고형매장 등 신업태들의 싸움에 대해 『모든 업체들이 저가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고품질 상품 및 편의시설과 같은 「실력」에 의해 승부가 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위점장은 『이 지역 주민들은 모든 할인점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어 가격에 민감하지만 결국은 편리한 쇼핑과 질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구매형태에 대해서는 『하오 4∼6시에 가장 많이 몰리고 남편이 퇴근한 이후인 밤 9∼11시에 또한번의 피크를 보이는데 1인당 구매단가는 3만원선』이라고 밝혔다. 위점장은 『LG마트의 경우 현재 평일 2억∼3억원, 휴일 3억∼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당초 예상보다는 훨씬 좋은 실적』이라며 『저가전략과 함께 번들제품 최소화, 문화센터 운영 등 대고객서비스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점장은 『LG마트는 25년간의 슈퍼마켓 운영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1차상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른 제품도 가격이 싸더라도 품질이 나쁘면 일체 취급하지 않는 등 고품질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문병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