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발표가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12일로 예정돼 있으며 오는 16일(미국시간)에는 전세계 증시의 IT 대장주로 꼽히는 미국 인텔이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증시의 안정이 선행돼야 하며 글로벌 유동성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IT가 전세계 증시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점에서 다음주 인텔의 실적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지난해 4ㆍ4분기 매출액은 8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당순이익(EPS)은 25센트로 38%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텔은 올 2ㆍ4분기에 가서야 매출과 EPS가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1월에도 2005년 4ㆍ4분기 ‘어닝 쇼크’를 발표하면서 아시아 증시 급락을 유발하기도 했다. 당시 매출액 102억원으로 전망치인 104억~106억원에 못 미친데다 EPS도 40센트로 예상치 43센트에 미달했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가 2.63%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지수는 2.29%, 대만 가권지수는 3.16% 급락했다.
한 연구원은 “글로벌 IT 분야에서 상징성을 지닌 인텔의 실적이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이미 횡보 또는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증시는 모멘텀 부족으로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4ㆍ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2조1,346억원을 달성할지 여부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변화에 영향을 줄 미국 IT 기업들의 실적결과에 주목해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IT 섹터 모두 올해 1ㆍ4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호전될 전망이며 IT 관련주들의 주가도 1ㆍ4분기를 바닥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IT 분야는 현재 매도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매수 시기를 저울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