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화정책 외부 불확실성에 고심

■ 콜금리 동결 배경·전망부동산·물가등 인상 필요성 불구 대외변수에 결정미뤄 한국은행이 통화금융정책 방향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은은 일단 금리를 인상해야 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불투명한 외부 경제환경을 이유로 9월 콜금리 운용목표를 4.25%로 동결했다.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자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및 추가 테러발생 가능성 등으로 국제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쉽게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조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박승 총재는 "금리를 인상해야 할 요인과 동결해야 할 요인이 50대50"이라며 정책결정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 부동산 문제만 생각하면 당장 금리 올려야 부동산 가격급등은 현재 한은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 서울 강남 56% ▲ 강북 33% ▲ 부산 등 6대 광역시 28%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6, 7월 두달간 4조원대에 그쳤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8월 들어서는 5조4,000억원을 웃돌아 부동산 가격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신규 가계대출규모는 67조원으로 전체 대출총액의 70%에 이른다. 특히 가계대출자금 가운데 40조원은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총재는 "부동산 가격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저금리와 풍부한 시중유동성"이라며 "부동산 문제만을 놓고 본다면 당장이라도 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불투명한 외부 환경이 금리정책의 걸림돌 박 총재는 취임 직후 시중유동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5월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인식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미국기업의 회계부정이 증시침체 및 경기둔화로 확산되면서 전세계 경기호전의 걸림돌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및 추가 테러 우려로 외부 환경의 불투명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 국내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 총재는 "최근 수개월간 불투명한 외부 환경이 한은의 손발을 꽁꽁 묶고 있다"며 "이 같은 불투명성이 어느 정도 걷히고 나면 정상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경제여건이 갈수록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기업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 이후 물가부담 커 한은은 최근 부동산 가격 및 국제유가 불안, 태풍피해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연간 물가상승률은 3% 이내에서 안정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미 유가 및 부동산 가격 불안, 시중유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내년부터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경제 전체의 총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년 물가상승률이 올해 예상치(2.8%)보다 높은 3.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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