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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공시' 찾기

"배당·조회공시등 꼼꼼히 챙겨라"

'돈되는 공시' 찾기 "배당·조회공시등 꼼꼼히 챙겨라" 문병도 기자 do@sed.co.kr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던 올 초 코스닥업체인 대주전자재료는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했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재료는 나노분말 국산화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지난해 11월말 공시를 통해 공개된 정보였다. 공시를 꼼꼼히 챙겼던 투자자라면 꽤 짭짤한 수익을 챙겼을 것이다. 변동성이 큰 장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에는 더욱 기초자료 챙기기를 잊으면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공시 확인은 투자 판단의 기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이 투자 정보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공시내용 만으로 주가를 예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많은 공시 중에 ‘돈’될만한 것을 찾아내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의미있는 내용 골라야 사업목적·대표이사 바뀌거나 유상증자·계약체결등에 관심 ◇의미 있는 공시를 골라라= 전자공시시스템을 처음 방문한 투자자라면 어떤 공시부터 열어봐야 할지 당황하게 된다. 하루 쏟아지는 공시는 대략 수백여개. 가히 정보 홍수라고 부를 만 하다. 특히 기업이름 조차 생소한 코스닥 시장의 경우 어떤 공시를 봐야할 지 곤혹스럽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의미 있는 공시를 압축해서 보는 것이다. 요즘 자주 눈에 띄는 공시는 배당 관련 내용이다. 또 사업목적변경, 대표이사 변경, 액면 분할이나 유상증자, 판매공급계약 체결, 매매정지, 최대주주 변경 등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조회공시 요구도 종종 눈에 띈다. 배당은 회사의 주주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하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지난해 말 주식보유자에게 이미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장 주가 영향은 적지만 배당 정책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감자나 유상증자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감자나 유상증자는 회사의 경영 상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연초에는 한계기업이 상장폐지 회피목적으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연 매출액 30억원 미달 등 퇴출 요건에 해당되는 기업은 3월말 사업보고서 마감 전까지 이를 해소해야 한다. 자본잠식 기업은 이를 해소했다는 감사보고서를 3월15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증자나 감자가 퇴출을 모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조회 공시는 주가 급등락과 관련된 것인 만큼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해 조회공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조회공시 건수(748건) 중 64.7%인 484건이 ‘주가급등’과 관련된 것이었다. 조회 공시 요구에 부실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관련 규정이 강화돼 예전보다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사업목적 변경, 대표이사 변경, 대규모 판매ㆍ공급계약, 타법인 주식 취득ㆍ처분, 영업 실적 발표, 자기주식 취득 등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섣부른 주가 예단은 금물 호재-악재 여부는 시장이 판단주도테마에 따라 다르게 작용M&A·실적호전에도 하락할수도 ◇공시로 주가를 예단 말아야= 공시가 호재인지 악재인지 여부는 철저하게 시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 분명 호재성 공시인데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도, 악재인데도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 같은 내용인데도 시기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시장의 주도 테마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바이오 산업에 진출한다는 공시는 몇 년 전만 해도 엄청난 호재였지만 요즘엔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이다. 지난해 관심을 끌었던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진출도 요즘엔 그 자리를 태양광, 새만금, 원자력 등 새로운 테마에 물려주고 있다. 영원한 테마인 인수ㆍ합병(M&A)은 호재성이지만 정작 공시가 됐을 경우에는 오히려 주가가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공시 이전에 이미 시장에 소문이 퍼진 경우가 많아 공시는 차익 실현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호재성 공시 이전에 해당 종목이 급등하다가 공시 이후 급락하는 사례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며 “특히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M&A건은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실적 호전도 호재가 분명하다.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일부 기업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이익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있다. 올 들어서도 일부 종목의 3~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관련 공시가 나온 날 하락 반전한 경우가 있었다. 이 경우 내부 정보가 유출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맹신하면 발등 찍힌다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 많아 개인투자자들 피해 다반사 '허위·뻥튀기 공시'도 조심을 ◇맹신했다간 발등 찍힌다= 공시가 공신력을 갖춘 금감원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으니 당연히 사실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공시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바람에 이를 믿고 투자자를 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해당 기업은 제재를 받게 되겠지만 투자자들의 입은 손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이 같은 피해 사례는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에서 훨씬 많이 발생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고급 정보 보다는 공시에 의존하면서 소위 ‘한방’을 노리고 단타 매매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속기 쉬운 것이 양해각서다. 일부 기업들은 사업 제휴 논의를 하기 전에 양해각서를 맺었다는 공시부터 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양해각서는 구속력이 없는 구두상의 약속에 불과하다. 이후 사업진행이 안돼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반드시 본계약 진행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허위공시도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수출계약, 인수ㆍ합병 등을 발표했다고 번복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최근에는 자원개발, 태양광 등 뜨는 테마주 사이에 허위공시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허위공시로 인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2006년 53건에서 지난해에는 97개사로 급증했다. 이는 고의로 공시를 번복하거나 공시를 불이행하는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뻥튀기 공시’도 조심해야 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 매출액 예측 공시 코스닥법인 158사중 2007년 3ㆍ4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예측치 달성 법인은 25개사(16%)에 불과했다. 이는 정확한 근거없이 장미빛 기대만으로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건전성 훼손행위의 근절을 위해 실효성 있는 공시관리와 제재방안을 마련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코스닥의 특성을 감안해 자율공시사항은 확대하겠지만 허위 내용을 자율 공시할 경우 일반 공시위반보다 제재의 수위를 더 높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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