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구촌 선두기업] 마스타카드

『내일 당장 선두자리를 뺏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하는게 아니다. 다만 지난 20년동안 겪었던 패배는 더이상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신한다.』지난 70년대후반까지만해도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널사는 업계 라이벌인 비자사보다 휠씬 컸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비자의 시장점유율은 51%나 되는 반면 마스타카드는 절반밖에 안된다. 패배의 연속이었고 결과는 「격세지감」이라는 한 단어로 집약된다. 하지만 최근 마스타카드에 부활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초 이 회사는 비자와 카드업무 제휴를 맺고 있던 시티 그룹을 끌어당기는데 성공, 카드 업계를 충격속에 몰아넣었다. 세계 최대은행으로 신용카드 발급면에서도 가장 많은 고객을 갖고 있는 시티 그룹은 마스타카드에게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다. 마스타카드는 이를 발판으로 다른 메이저 은행들까지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로버트 서레인더 사장(48)은 『3~5년안에 시장점유율을 적어도 10%이상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큰소리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시티 그룹과의 제휴는 지난 2년여전, 「더이상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속에 시작된 마스타카드의 처절한 리스트럭쳐링 작업의 결과물이다. 서레인더 사장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 리스트럭쳐링과정에서 회사는 2년간 이사회 규모를 31명에서 17명으로 줄여버렸고 본사 권한을 강화, 의사결정 구조를 본사중심으로 가져갔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티 그룹처럼 세계적인 카드발급자들을 전담, 관리할 스탭을 구성, 대형 발급자 위주로 영업전략을 변경했다는 점이다. 카드결제의 95%가 선진국을 비롯, 20개국에 몰려 있고 70개 카드 발급자가 영업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마스타카드의 사업 구조를 정확히 파악한데다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이들 대형발급자인 소수의 메이저들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서레인더 사장은 『세계 주요시장에서 주요 고객들에게 우리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라며 『시티그룹과의 제휴는 이같은 전략의 대표적인 성과』이라고 소개했다. 시티그룹을 끌어들인 과정은 확실히 그랬다. 이 회사는 신용카드 앞면에 있는 「마스타 카드」로고를 뒷면으로 돌리고 대신, 제휴사 브랜드가 카드 앞면에 크게 찍히도록 하겠다고 약속, 시티그룹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형 발급자위주의 영업전략에 따라 브랜드를 희생하는 양보마저 불사한 셈이다. 이같은 마스타카드의 변신에 대해 반발도 있다. 우선 오늘날까지 마스타카드를 버리지 않고 제휴선을 유지해온 중소형 금융기관들이 대형발급자 위주의 영업전략에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구조도 문제다. 이같은 방침이 해외지역 이사회의 권한을 약화, 오히려 해외사업 확대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 서레인더 사장은 자신만만하다. 그는 『1~2년안에 비자보다 커질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며 『전례없는 속도로 회사가 커지고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점만 강조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심경을 드러냈다. 겸양을 중복하는 어조가 사뭇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관련기사



문주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