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스키 고수는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부터 배운다

잘 넘어지기만해도 큰 부상 막아

다리 모으고 옆으로 누운상태서 엉덩이로 속도 줄이고 넘어져야

부상시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증상 없어도 인대·연골 진단을

운동 전 15분간 근육 풀어야

수도권의 스키장이 일제히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스키시즌이 시작됐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가파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으나 부상 위험도 큰 만큼 사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올바르게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서울경제DB


강원도의 스키장들이 지난달 일찌감치 문을 연 데 이어 이번주 말 수도권 스키장들도 일제히 개장한다.

스키 마니아들은 가파른 스피드로 설원을 누빌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하지만 스키장의 경우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데다 빠른 스피드로 인해 방심하다가는 부상을 입기 쉽다.


푹신해 보이는 눈밭이라고 만만히 보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슬로프 단계에 따라 속도감이 다르고 눈이 녹는 오후2~4시 사이에는 회전이나 멈춤 등이 잘 되지 않아 사고 위험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2011~2013년) 동안 스키장 연평균 이용객 655만명 중 한 해 평균 1만7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키장 안전사고는 초급 코스에서 오후 시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스키를 처음 배우는 초급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스키로 인한 부상은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가장 흔하다. 스키를 타다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다리는 부츠에 고정된 채 몸만 뒤로 젖혀지기 쉬운데 이때 인대가 과도하게 이완되거나 뒤틀리면 충격을 이기지 못해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십자인대는 무릎 위아래 관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갑자기 충격을 받으면 '뚝' 소리가 나며 파열음을 느끼거나 손상 부위가 붓고 관절이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김성민 강서힘찬병원 원장은 "십자인대 파열 직후의 통증과 부기는 휴식 후 대부분 사라져 증상을 방치하기 쉽다"며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일반 X레이 검사로는 나타나지 않고 생활하는 데 크게 지장이 없어 방치하다 손상 범위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스키로 인한 부상 후 걷다가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구부렸다 폈다가 잘 안될 때, 일주일 이상 지속적인 부종 현상이 있을 때는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를 탈 때 제대로 넘어지는 법만 잘 배워도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먼저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다리를 모으고 옆으로 누우면서 엉덩이로 살짝 미끄러지듯 속도를 줄여 넘어진다. 이때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잡고 있던 폴도 놓는다. 이렇게 하면 스키가 자연스럽게 벌어져 무릎이 뒤틀리는 것을 예방하며 손목이나 엉덩이 부상 확률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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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에서의 부상을 방치할 경우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 등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슬로프를 내려오다가 넘어지는 경우 다른 사람과 강하게 부딪치게 되면 목과 허리에 많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엉덩이를 바닥에 부딪친 경우에는 척추에 전반적으로 충격이 전달되게 되면서 심한 허리통증과 골반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스키장을 다녀온 뒤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 목이나 허리에 묵직하면서도 뻐근한 느낌이 드는 '조조강직' 현상을 겪게 된다면 목디스크·허리디스크로 발전될 확률이 높다.

이상호 강동모커리한방병원 원장은 "겨울 레포츠를 다녀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목통증과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대부분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목통증과 허리통증이 지속되고 손 저림이나 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목디스크·허리디스크일 수 있으니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슬로프에서 넘어졌을 경우 무리하게 일어나다 보면 부상 부위가 더욱 손상될 수 있는 만큼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김청 목동 힘찬병원 부원장은 "스키장에서 부상을 당한 경우 함부로 움직이거나 환부를 건드리지 말고 부목으로 고정해 빨리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상 후 2~3일 뒤 통증이 호전돼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인대나 연골 손상이 없는지 진단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후유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더 무겁고 두 발이 보드에 묶인 채 폴대를 잡지 않고 타기 때문에 중심을 잡으려고 버둥거리다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땅을 짚고 넘어져 손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또 빠른 스피드로 하강하다 체중을 싣고 넘어져 쇄골과 엉덩이뼈, 허리 등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균형을 잃거나 멈춰 서고 싶을 때는 손으로 땅을 짚는 대신 다리를 들고 몸통 전체를 이용해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것이 좋다. 앞으로 넘어질 때는 배와 가슴을 땅에 대고 뒤로 넘어질 때는 등을 대로 미끄러지면서 속도를 줄인다. 넘어지면서 손으로 땅을 짚는 동작은 충격이 팔 전체로 전해지면서 손목뿐 아니라 팔꿈치 어깨에도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근육이 경직돼 있으면 부상 위험이 더욱 높아지므로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면 부상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원장은 "특히 겨울철에 하는 운동은 추운 날씨로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가 평소보다 더 굳어져 있기 때문에 충분한 스트레칭이 가장 중요하다"며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굳어진 상태로 갑자기 운동을 하게 되면 목·허리·어깨에 쉽게 무리를 주게 되고 약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스키나 보드를 타기 전에 약 15분 정도의 간단한 체조나 운동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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