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행장의 18일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 발언은 자국의 인플레이션 위협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미국ㆍ유럽 등 해외로부터의 평가절상 압력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라고도 해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이 그동안 고수해온 위안화 점진적 절상 방침을 탈피하겠다고 한 것은 무엇보다 점증하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강세 속도가 달러 약세보다 느리면서 수출이 크게 늘고 이에 따라 막대한 자금유입으로 중국 내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중국 무역흑자는 2,123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지난 한해 1,775억달러를 훨씬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위안화 환율이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 변동지수인 DXY는 올 들어 무려 11.5% 하락했지만 달러 대비 위안화는 5.1%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해외로부터의 유동성 유입 증가는 곧바로 중국 내 물가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5%나 오르면서 올 들어 평균 4.5% 증가했다. 이와 함께 미국ㆍ유럽 등의 통상압력에 대처하겠다는 이유기도 하다.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이 나라들이 잇따라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라고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5월 0.3%에서 현 0.5%로 환율 변동폭을 확대했는데 이는 14년 만의 첫 조정이다. 다만 변동폭 확대가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중국 당국이 실제 행동에 나서기에는 장애요인도 많다. 우선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 고용 등 국내의 정치ㆍ사회적 안정을 위해 수출 등을 통한 고도 경제성장이 절실한 중국 당국으로서는 이것이 자해행위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저우 행장이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를 검토하면서도 “지금의 환율 변동폭에 문제가 없다”며 환율 변동폭의 확대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통화주권 고집 외에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