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족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쎈’ 조선족이 나타났다. 한화생명 중국 현지법인을 방문해 중국인 자산관리사(FP)에게 영업노하우를 전수하고온 박선녀(사진·51) 영등포지역단 양남지점 FP가 그 주인공이다.
3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박 FP는 최근 한화생명 중국 현지법인(중한인수)을 방문해 5개 지역단(항주, 호저우, 태주, 닝보, 취저우)에서 500여명의 중국인 FP에게 영업노하우와 성공스토리를 전달하고 돌아왔다.
박 FP가 한족에게 한 수 가르쳐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탁월한 능력 덕분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지인의 소개로 FP의 길에 입문했다. 특유의 열정 하나로 FP를 시작한 첫 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에도 한화생명 2만3,000명 중 상위 3%에 해당하는 에이스클럽(ACE Club)을 현재까지 한 해도 놓치지 않고 달성하고 있다.
화려한 이력 속에 감춰진 그의 삶의 궤적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중국 흑룡강성에서 출생해 지난 1996년 한국에 왔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남편과 두 아이를 중국에 남겨두고 홀로 건너와 식당일, 중국어 방문교사 등의 직업을 거치며 10여년간 산전수전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잃지 않았다. 한화생명 FP로 입문한 이래 가족과 친척 한 명 없는 한국에서도 평균 주 1건 이상의 신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하고 있다. 연간 수입보험료만 약 10억원, 고객 계약만족도를 나타내는 13회차 유지율도 92%로 매우 높다. 그의 열정만 보고 FP의 길을 따라 온 동료만 10여명에 이른다.
박 FP의 영업 비결은 보험에 국한되지 않는 전천후 고객서비스라고 한다. 그는 고객들에게 “밤 12시가 되도, 보험 문의가 아니라도 찾아달라”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중고차 매매, 주택 임대, 부동산중개사 소개까지 보험 외적인 일도 많이 했다.
박 FP는 “편견 때문에 조선족 출신임을 알리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먼저 움직이다 보니 고객이 나를 더 믿어줬다”면서 “FP라는 직업은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